동남아에 체류중인 탈북자 460여명이 일거에 입국한 것은 탈북자 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탈북자 수는 계속 늘어왔지만 많아야 20여명 단위의 집단 입국이 고작이었다. 전세기 편으로 이뤄진 탈북자 입국은 처음이어서, 우리사회가 대규모 탈북자 발생의 대비책을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계기인 것 같다.입국한 탈북자는 중국의 상하이와 옌타이를 통한 북방루트가 아니라 쿤밍과 난닝 등을 통해 동남아를 거치는 남방루트를 택했다. 북방루트가 상대적으로 감시가 엄중하고 성공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탈북 지원단체들의 적극적 역할도 남방루트 성공에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탈북자를 수용하는 것은 인권과 행복권 추구라는 인류보편의 가치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정착 문제 등 복잡다기한 측면이 얽혀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가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을만큼 조용한 입장을 고수해 온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탈북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종합대책을 세울 뜻을 밝혔다. 2개월 동안의 적응과정을 거쳐 일정액의 정착지원금을 받고 사회에 나와 나름의 생활을 추구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를 범국민적 관심사로 격상시키고 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종교단체 등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종합적 방법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이번 수용이 북한을 자극, 남북관계진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북한에 탈북자수용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탈북자 문제는 일시적 감정과 기분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국민의 이해와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국가현안이라는 점을 깨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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