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27일 탈북자 200여명의 집단 입국에 일제히 환영을 표시하고 이들의 신변보호와 사회적응 교육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국에 당부했다.다만 열린우리당은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한 데 비해 한나라당은 이참에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라고 주문, 시각차를 드러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원내부대표는 "남북이 서로 모른 척하고 조용히 받아들여 처리해야 한다"며 "정치권에는 이를 정쟁에 이용하지 않는 국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변인도 "탈북자 및 인권 문제가 나무라면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이 숲"이라며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호한다는 자세를 갖고 조용한 외교적 협력 원칙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탈북자를 대거 받아들이면 북한에서는 곤란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래적 남북관계를 위해 이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춘 의원은 "탈북 문제는 근원적으로 북한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 만큼 우리는 북한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북한이 바뀔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정부가 적극 대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들의 수용시설, 정착교육 등에 정부가 신경을 써야 겠지만 북한 인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탈북자들의 대거 입국을 노무현 대통령이 결정했다는 것은 북한의 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절대 침묵하지 말고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날 한나라당에선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김문수 의원 등이 탈북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서울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또 당 차원에서 탈북자들의 원활한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탈북자 보호와 남북 관계 모두를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대량 탈북 사태의 근본 해법은 이번과 같은 국내 수용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자국을 등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북한에 대한 지원과 경제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