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수수료 원가 분석 작업을 마치고 이르면 내주 초 은행 창구 수수료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은행 수수료의 원가 공개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가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 수수료의 원가 공개 논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안진회계법인에 의뢰해 2∼3개월 간 진행해 온 수수료 원가 분석 작업이 끝남에 따라 8월초 이에 근거한 수수료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측은 ATM 등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폰뱅킹 등의 수수료는 현행 대로 유지하고, 창구 이용 수수료만 인상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수수료 인상안 발표 시 원가 분석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원가 반영률 등 포괄적인 내용만 공개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가 분석 내용을 공개할 경우 자칫 은행이 자의적으로 분석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상반기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내고도 앞 다퉈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는 시점이어서 적잖은 여론의 저항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당초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원가 분석을 할 예정이었으나 양측의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경실련 김한기 경제정책팀장은 "5월초 국민은행측이 원가 분석에 동참해 달라고 제의해 왔지만 필요한 자료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일관해 결국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원가 분석을 통해 투명한 수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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