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10가구 중 6가구가 실제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부진과 내수시장 침체, 기업투자 위축 등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7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000가구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구매패턴'을 조사한 결과 57.9%(매우 감소 20.9%, 약간 감소 37.0%)가 최근 1년 사이 가처분소득(DI)이 줄었다고 답했다. 가처분소득이란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지급 등 비소비 지출 부문을 빼고 자유롭게 소비 또는 저축할 수 있는 돈을 말한다.
또 27.0%는 1년 후 가처분 소득을 비관적이라고 전망했고, 21.8%는 1년 후 가처분 소득을 예측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답해 미래를 매우 불확실하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계층별로는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가처분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이 33.7%(매우 감소 7.3%, 약간 감소 26.4%)인데 비해 월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에서는 같은 응답률이 69.5%(매우 감소 35.9%, 약간 감소 3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계층간 씀씀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소득 감소 이후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문은 의복구입(24.7%) 외식(18.3%) 식료품(16.1%) 문화·레저(13%) 저축(10.1%) 자녀 과외비(6.5%) 가족 용돈(5.1%) 순이었다.
월 500만원 이상 계층에서는 외식(27.0%) 의복구입(23.0%) 문화·레저(18.8%) 비용과 저축(16.2%) 을 먼저 줄인 반면 월 100만원 미만 계층에서는 식료품(28.1%) 비용을 가장 먼저 줄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중 가계는 가처분 소득(월평균 274만3,714원)의 26%(70만9,381원)를 빚을 갚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의 소득과 연령에 관계없이 백화점 등 모든 유통업태의 구매 빈도도 떨어졌다. 유통업태별 월평균 방문 횟수는 백화점의 경우 1년 전 1.4회에서 현재 1회로, 할인점은 4회에서 3.3회로, 재래시장은 6.9회에서 6.5회로, 슈퍼마켓·편의점은 8.6회에서 8.2회로 각각 줄어들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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