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복날 할리우드에 고양이들이 스크린을 주름잡고 있다. 제일 먼저 스크린에 등장한 고양이는 ‘슈렉2’의 부츠 신은 퍼스. 퍼스(목소리 연기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검객 조로처럼 검은 모자와 망토에 검은 부츠를 신고 나와 슈렉에게 칼을 휘두르다 혼이 났다.그런데 부츠 신은 퍼스가 처음에는 용감한 것처럼 호기를 부리다가 슈렉에게 당한 뒤 비굴한 원숭이 흉내를 내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등장한 고양이는 만화영화와 실제 배우가 나오는 ‘가필드’의 주인공. 인기만화 주인공인 고양이 가필드의 해프닝을 그린 이 영화는 여름 방학을 맞은 아동들을 위한 것인데, 생긴 모양이 부츠 신은 퍼스와 많이 닮았다. 또 올 여름 히트작 중 하나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고양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한 ‘모자 속의 고양이’가 흥행에 참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갑자기 고양이들이 스크린의 인기동물로 등장하고 있는가.
영화에 등장하는 고양이를 훈련시킨 분 나르는 “그동안 영화에 개들이 너무 많이 나와 이젠 고양이 차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양이 애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가장 인기있는 애완용 동물로 마침내 고양이가 개를 앞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이미 나왔거나 앞으로 나올 영화의 고양이들의 면모를 살펴본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허마이오니의 고양이 크룩생스는 해리를 위협하는 사악한 비밀을 폭로하는데 일조한다.
‘가필드’ : 장난 심하고 우스운 짓을 하는 가필드의 목소리를 코미디언 빌 머레이가 맡은 것이 이 영화가 어느 정도 히트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
‘두 형제’ : 최근 개봉된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에서는 고양이과에 속하는 호랑이 새끼 형제가 나와 온갖 모험 끝에 헤어진 어미와 재회한다.
‘앵커맨’ : 잘난 체하는 앵커맨 윌 퍼렐에게 도전하는 야심만만한 여기자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가 처음에 고양이 패션쇼 취재를 지시 받는다.
‘아이, 로봇’ : 로봇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윌 스미스가 고양이가 유일한 생존체인 집에서 단서를 찾는다.
‘캣우먼’ : 희귀종인 이집트 마우스종에 속하는 미드나이트를 비롯해 43마리의 고양이들이 나온다. 미드나이트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할리 베리를 캣우먼 페이션스 필립스로 선정한다. 그런데 시사회도 없이 23일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수준 미달의 졸작이었다.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 : 한국계 존 조가 나오는 청춘 코미디에서 마리화나에 잔뜩 취한 해럴드(존 조)와 그의 친구 쿠마는 동물원에서 탈출한 치타(고양이과)에게 역시 마리화나를 흡연케 한 뒤 약 기운에 취한 치타를 타고 화이트 캐슬로 달린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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