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34)씨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정모(51·여)씨가 26일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유씨에게 달려든 것은 일본 방송사의 사주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진실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강대원 대장은 27일 모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H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유씨 사건을 취재하던 국내 O프러덕션 직원이 쇼킹한 장면을 찍기 위해 유족에게 '유영철의 모자를 벗기라'는 임무를 줘 돌출행동을 유도했다는 제보가 다른 일본 방송사 관계자로부터 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강 대장은 "이 방송사는 26일 유족을 승합차에 태워 유씨가 송치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데려 왔으며 순간적으로 포토라인을 열어 유족이 유씨를 향해 돌진할 수 있도록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전모(26·여)씨의 동거남으로 병원에서 전씨 어머니 정씨를 간호하고 있는 유모(25)씨는 "24일 H방송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범인 얼굴을 한 번 보게 해 달라'고 내가 먼저 요구했다"며 "방송사는 처음에는 거부하다 결국 간청을 받아들여 26일 방송사 승합차를 타고 영등포서까지 갔다"고 밝혔다. O프러덕션 관계자는 "유족의 부탁으로 영등포서로 데려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정씨에게 발길질을 한 기동수사대 소속 이모(45) 경사에게 감봉 등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강 대장도 지휘책임을 물어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문책키로 했다. 또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은 사과 메시지를 서울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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