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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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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일한'

입력
200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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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들었다가 3년 후에 깨나고 싶다.”열 여섯 소년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훌쩍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그것은 성장의 고통이 워낙 큰 탓도 있었지만, 주위 어른의 세계가 난공불락처럼 여겨진 때문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영화 ‘나에게 유일한’(But Forever in my Mind)의 주인공 실비오(실비오 무치노)도 그같은 열병을 앓았다. “우린 커서 뭐가 될까” 궁금했고, “3년 후에 깨나고 싶을” 정도로 세상은 갑갑했다.

실비오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섹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열 여섯 평범한 소년. 친구들끼리 나란히 누워 나누는 얘기는 온통 ‘누가 누구와 잔’ 이야기다. 급기야 친구의 애인 발렌티나(줄리아 카르미나니)에게 기습적인 키스를 감행한다.

그러나 소년 소녀들의 입방아는 이를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실비오가 발렌티나랑 잤대!”

영화는 ‘몽정기’나 ‘아메리칸 파이’ 처럼, 성적 호기심에 관한 그 또래들의 생각을 그대로 전한다. 어른이 보기엔 설익고 우습지만, 당시에는 숨막힐 정도로 가슴 두근두근했던 순간들. 섹스에 대한 그 간절한 바람이란 결국 사춘기시절의 죽음과 사랑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뒤범벅된 그런 것이다.

그러기에 결국 황홀하게 이뤄지는 그 섹스라는 것도, 인터넷에 떠도는 동물적인 천박한 행위가 아니라 소년의 경건한 통과의례로 비춰진다.

그러나 소년의 고민이 어디 섹스에 대한 자제하기 힘든 욕구뿐일까.

이탈리아의 뉴리얼리즘 영화감독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브리엘레 무치노는 여기에 위압적인 학교와 자기 틀에 박힌 기성세대를 무대에 올린다. 어린 감수성의 빗나감을 절대 용서치 않는 학교와 자녀를 무조건 자신의 세계관에 가두려는 부모.

사춘기시절은 그래서 이들 때문에 더욱 힘든 게 아닐까. 12세관람가. 8월6일 개봉.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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