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경기 하강론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술주에서 소재주와 전통 제조업 등 굴뚝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굴뚝주인 포스코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달 중순께 SK텔레콤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떠올랐고, 현대자동차는 현대카드 증자 참여 등의 악재에도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수보다 종목별 랠리가 전개되는 장세에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업종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굴뚝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외국인 매수에도 아직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포스코, 한달 만에 23% 상승
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정점을 기록한 4월 23일 이후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총 2조4,60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전기가스업에 대해서는 각각 4,614억원, 3,362억원, 2,773억원, 1,90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는 6월 중순부터 디스플레이 분야를 중심으로 한 IT경기 하강 우려감이 커진 반면, 5월 초 '중국 쇼크'의 영향을 받아 급락했던 철강·화학 등 소재주와 자동차주의 경우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 전망 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6월 말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입이 시작돼 이달 들어서는 단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6월 14일 13만1,0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9일에는 16만2,000원까지 올랐다. 한 달여 만에 23% 오른 것이다. 역시 굴뚝주인 S-Oil도 5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돼 5월 13일 3만7,6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2일에는 5만5,000원까지 급등했다.
5월 중순부터 박스권 등락을 거듭해 오고 있는 현대차도 7월 들어 외인 매수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4월 말 이후 외국인들이 2조원어치나 순매도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15일 연중 최저치인 40만8,000원까지 내려가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덜 오른 굴뚝 종목에 관심을
전문가들은 굴뚝주의 강세가 일시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가가 부담스러운 속도로 급등한 포스코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은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대우증권의 양기인 연구원은 "제품가격 강세로 3∼4분기 실적이 긍정적인데다 23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침 등이 주가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꼭지점'에 대한 부담감도 있는 만큼 이왕이면 외인 매수세가 아직 주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이현주 연구원은 26일 지난 1∼2개월 동안 외국인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주가 상승률은 저조한 종목을 골라 추천했다. 해당 종목은 삼성정밀화학, 금호산업, 동원금융지주, 제일기획, 국민은행, 한진해운,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풍산, 한화석유화학,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인터파크, 토필드, 빛과전자, 네패스, 국제엘렉트릭, 삼우이엠씨, 파인디앤씨, LG텔레콤 등 20종목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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