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상에서 항공기와의 서비스 경쟁에 나설 생각입니다. 인간 존중 시스템으로 승객들을 감동시킬 고속철도(KTX) 서비스 혁명 시대를 열겠습니다."최근 고속철도가 개통 100일 및 승객 700만을 돌파한 가운데 홍익회 정동진(61) 회장이 추진 중인 '한국형 서비스 표준화 작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67돌을 맞은 홍익회는 철도청 재직 중 공상(公傷)으로 퇴직한 사람과 순직자 유가족에 대한 원호 및 복지사업을 담당하는 공익 재단법인. 철도 이용객의 실질적인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고속철도가 국민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친절 서비스 향상이 관건"이라는 정 회장은 "8월 중으로 일단 서비스 원조국으로 불리는 일본 신칸센 특유의 사근사근한 근무 자세와 싱가포르 항공의 세련된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선발대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진국 사례를 취합한 뒤 한국 고유의 승객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어 현재의 새마을호 수준에서 항공사를 능가하는 '감동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
그는 1967년 철도청에 발을 들여 놓은 한국철도의 산 증인이다. 특히 94년 고속철도운영준비단장으로 KTX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2002년 홍익회장에 취임한 뒤 제 머릿속은 온통 조직 개혁 구상뿐이었습니다. 역 대합실과 승강장의 매점, 열차 내 판매를 담당하는 업무 영역 상 복마전이란 부정적 인식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듬해 정 회장은 윤리경영을 전격 선언했다. 상품 재고관리를 체크해 보니 바로 문제가 드러났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문제 있는 직원들을 파면시키기도 했다.
정책의 집행은 더욱 거침없었다. "납품업체로부터 물건을 받아서 우리 창고에 보관하고 우리 차량이 각지에 분배하던 시스템을 단숨에 바꿨습니다. 아웃소싱을 통해 배송 전문업체에 일을 맡긴 것이죠. 일 처리 과정을 바꿔 인원 감축은 물론 부대비용까지 절감했습니다."
특히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속철도 역사 설계 때부터 승객들의 동선과 동떨어진 기존 매장을 재배치하고 중대형 편의점으로 바꾸도록 했다. "우리나라 철도역엔 역장실과 승무지원시설이 중심에 있는 반면 일본엔 쇼핑센터가 가장 목이 좋은 곳에 있다"는 정 회장의 주장이 설계에 반영됐다. 이에 따라 기존 철도 6개 역사의 2002년 매출이 22억원이었는데 고속철도로 바뀐 2004년 27억으로 증가했다.
정 회장은 "업무의 투명성을 높여 신뢰와 존경을 받는 고속철도 서비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사진=왕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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