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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1>카르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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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1>카르두치

입력
200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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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년 7월27일 이탈리아 시인 조주에 카르두치가 토스카나주 발디카스텔로에서 태어났다. 1907년 볼로냐에서 졸(卒). 고전문학자이자 비평가이기도 했던 카르두치는 통일기 이탈리아인의 집단적 영혼을 대표한다 할 만했다. 그는 민족주의자였고, 공화주의자였고, 민주주의자였다. 그의 이런 정치적 지향은 시골 의사로 살면서 전투적 공화주의와 애국주의를 설파하고 실천했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카르두치는 통일 이탈리아의 국민문학을 제창해 제 작품을 통해 모범을 보였고, 이탈리아어의 통일과 순화 운동에 앞장섰다. 유럽에서 민족주의가 진보적 가치를 지닐 수 있었던 거의 마지막 시대를 산 것은 그의 행운이었다. 카르두치는 190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문학적으로 카르두치는 고전주의자였고, 그래서 때늦은 인문주의자였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주변의 낭만주의적 문풍을 버리고 고전 양식으로 돌아가려 애썼다. 민족주의와 낭만주의 사이의 친화를 생각하면 카르두치의 이런 고전주의 취향은 별스러운 일이었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운율을 현대 이탈리아어의 율격 속에 새롭게 살려내려 한 그의 시도는 '야만스러운 송시(頌詩)'(1877∼1889))를 비롯한 여러 시집을 낳았다. 호라티우스와 베르길리우스풍의 보격에 얹힌 '야만스러운 송시'의 바탕에는 기독교 이전 고대 문명의 이교도적 행복이 은은하다. 가톨릭교회의 권위주의에 대한 카르두치의 적대감은 '사탄의 찬가'(1863)라는 도발적 제목의 시집으로 열매 맺기도 했다.

그러나 카르두치의 이름 조주에는 대단히 종교적이다. 영어 이름 조슈어에 해당하는 조주에는 '하느님은 구원이시다'를 뜻하는 헤브라이어 이름 여호수아에서 왔다. 구약성서에서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로서 이스라엘인들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끈 인물이다. 그리스어 이름 이에소스(예수)도 같은 어원이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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