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생각 저생각/서민 울리는 투기광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생각 저생각/서민 울리는 투기광풍

입력
2004.07.27 00:00
0 0

얼마 전 신행정수도 입지로 충남 연기와 공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러자 전국의 투기꾼과 중개업자들이 이 지역 모델하우스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했습니다. 제 고향인 충남이 신행정수도가 된다는 것이 심정적으로야 좋기는 합니다.그러나 투기꾼들은 이 지역 인근의 빈집과 폐가까지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고 하니 부동산투기가 광풍처럼 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떴다방 투기꾼들이야 희희낙락하겠지만 정작 돈 없는 현지민들은 일이 다 끝나고 나면 다시 인상될 전·월세 값 걱정에 시름만 더합니다.

연전 술집에서 일하던 후배가 있었습니다. 후배 말이 "술집에 와서 거들먹거리며 돈을 물 쓰듯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땅투기로 돈을 번 작자들"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모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삐까번쩍한' 내부구조는 저처럼 없이 사는 사람을 단박에 주눅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돌아오면서 '나는 대체 언제나 돼야 저렇게 근사한 아파트에서 여유자적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하는 마음에 장맛비의 빗줄기만큼이나 처량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건전하고 성실하게 살아 봤자 빈곤의 회전문에서 빠져 나오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40년 이상을 살아오며 악행을 저지른 적이 없고 착하고 근면하게 살아 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하지만 물귀신과도 같은 빈곤의 덫은 왜 그리도 제 뒷덜미를 잡고 놓아 주질 않는 것일까요. 여하튼 국세청은 부동산 투기꾼들의 상징이기도 한 떴다방들을 단속하고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이며 서울 등 외지인 투기꾼들이 누굽니까? 벌써 한탕 하고 수면 아래로 잠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사후약방문 식의 단속으로는 그들을 다스리기 어렵습니다.

하여 지난 총선 때 선관위가 도입한 50배 벌과금 부과 등의 초강경책을 강구하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로또복권 당첨 내지는 부동산 투기만이 부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은 깨기 어려울 것입니다.

/hph100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