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달굴 정열의 춤 살사 축제인 제2회 ‘코리아 살사 콩그레스’ 8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다.30여개 국내외 초청팀 공연과 라틴밴드의 라이브 콘서트, 국내외 전문강사에게 살사를 배울 수 있는 워크숍, 매일 밤 자정이 넘도록 이어지는 댄스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 아마추어 살사팀들의 경연대회(8일)도 겸한다.
사파이어볼룸과 크리스탈볼룸, 샤롯데룸이 바로 그 이열치열의 현장. 뉴욕 최고의 살사 팀 ‘프랭키 & 로리’를 비롯해 등 미국ㆍ일본ㆍ호주ㆍ싱가포르에서 8개 팀이 날아온다.
라틴 밴드로는 일본 오키나와 출신의 쿠반 스타일 밴드 ‘카침바’, 한국 거주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들의 ‘에센시아’가 참여한다. 공연ㆍ댄스파티 2만원, 워크숍 10만원. (02)338-6420 www.koreasalsa.com
살사는 남미의 정열이 깃든 춤으로 90년대 중반 리키 마틴 등의 라틴 팝 열풍을 타고 세계적 유행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후반 들어와 지금은 전국에 동호회가 200개가 넘고 즐기는 인구가 10만 명쯤 될 만큼 인기다. 한국 살사의 메카는 서울 압구정동과 홍대 앞의 살사 클럽들. 대부분 금연이다.
살사는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한 커플 댄스. ‘음주 살사’로 스텝이 꼬이면 상대방이 괴롭기 때문에 아예 술을 안 파는 곳도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탤런트 명로진의 살사 예찬
살사(Salsa)는 서아프리카의 비트에서 시작된 음악이다. 카리브해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기억하는 리듬과 스페인의 민속음악적인 요소가 교묘히 섞여 들어가, 쿠바라는 카리브해의 섬나라에서 꽃을 피웠다. 살사는 쿠바혁명 이후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쿠바인들에 의해 뉴욕과 LA에서 완성되었다.
2000년 5월, 나는 홍대 앞의 바에서 처음으로 살사를 접했다. 그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세상에 이런 음악이 있었던가. 세상에 이런 춤이 있었던가. 이후, 살사에 빠져들었다.
살사를 배우기 위해 남미를 두차례나 다녀왔고, 쿠바에까지 가보았다. 북유럽과 호주, LA, 마이애미, 밴쿠버와 터론토,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면서 살사 바를 찾아 밤새도록 춤을 추기도 했다. 2003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국내 최초의 국제적 살사축제인 ‘코리아 살사 콩그레스’(Korea Salsa Congress)를 주최하기도 했다. 도대체 살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미쳤었던가?
처음 살사 음악을 듣게 되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살사에 빠져들고야 말거나. 전자는 다시는 살사 바를 찾지 않고, 후자는 이내 살사의 마약같은 세계로 초대된다. 살사 음악은 사랑과 실연을 노래하는 정열적인 장르다. 그 춤은 자이브나 탱고같은 다른 라틴 댄스보다 배우기 쉽다.
간단한 스텝만 배우면 누구나 출 수 있다. 아무래도 살사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라틴 정서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라틴 정서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되는 마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 역시 전생에 라틴 아메리카의 댄서였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 말로 밖에는 나의 몰입을 설명할 수가 없다.
살사는 재미있는 춤인가? 그렇다. 살사를 추면 오랫동안 침묵해왔던 당신의 몸이 소리치는 것이 들린다. ‘움직여!’ ‘흔들어!’ ‘부지런해져!’ ‘리듬을 타!’ 라고.
살사를 추고 나서 두어 달이 지나면, 육신 뿐 아니라 정신과 영혼에 끼인 비계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땀과 함께 분해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 동호회의 한 살사 마니아는 100kg이 넘는 몸무게를 살사를 추기 시작해서 6개월 만에 80kg으로 줄였다.
살사에 빠지면, 친구 만나는 것도 귀찮고 술 마시는 것도 싫고 노래방에 가는 것 따위는 아예 취미생활에 끼지도 못하게 된다. 그 열정적이고 힘이 넘치는 음악 세계는 다른 어떤 음악보다 흥미롭고, 그 부드럽고 유연한 리듬의 단계들은 어떤 스포츠보다 절묘하다.
꽃은 왜 아름다운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스트인 아내는 종종 아름다운 꽃송이들을 들고 집에 돌아온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지 않아 시들어 버린다. 하얀 장미도, 분홍 작약도, 다양한 빛의 리샨셔스도… 살사는 왜 아름다운가?
순간적이기 때문이다. 잡아둘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그 순간 순간의 몸놀림이 꼭 흐르는 시간을 닮아 있어서다. 그러나 나는 영원한 것들보다는 덧없는 것들이 훨씬 매혹적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살사 리듬에 취해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