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주가지수는 고점이 낮아지고 저점은 일정한 수준에 머무는 수렴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횡보세가 지속될수록 수렴 국면의 이탈압력이 그 만큼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시 견인력이 가장 큰 정보기술(IT) 관련주의 동향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지난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 증언을 통해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건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국 증시는 일희일비할 뿐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실추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점차 회복하고 있어 향후 미국 증시 및 IT주 흐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을 두고 불안정한 투자심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의 경험에 입각해 판단할 경우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한 상황에서 장대 양봉과 음봉이 교차하면 추세가 반전하곤 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IT 경기하강 우려로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IT 경기의 하강 위험은 상존하지만 그러한 위험 요인이 전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본다.
1995∼96년, 2000년의 사례를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두 시점은 IT 경기의 호황이 끝나고 종합주가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하던 그런 때였다.
이 시기의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주가수익률(PER)은 IT 경기 정점 전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나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IT경기 정점이 확인되고 나서 대략 4∼8개월 사이에 증시의 PER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IT 경기 정점을 확인한 시점부터 PER 하락률은 23∼43%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IT경기가 정점을 기록하기 전에 PER는 벌써 고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IT 경기 정점을 4월 전후로 보면 9월 정도에 PER의 저점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동시에 아직도 본격적인 주가 반전이 나타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 경기 하강 위험이 추가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현재 PER 하락률이 27%로, 95년 PER 하락률을 초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IT 경기 위험이 주가에는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시간상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번 주 증시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가치 측면에서 싸다는 인식과 거래 부족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커서 위험하다는 인식이 충돌하겠지만 주가의 방향성도 윤곽을 서서히 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IT주를 중심으로 향후 장세를 예상한다면 비록 상승잠재력이 크지는 않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방향성은 아래보다 위쪽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같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