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초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농장에 이민한 1,000여 한인들의 피를 이어받은 2만여 후손들이 내년 5월 멕시코 한인이민 100주년을 앞두고 하나로 뭉쳤다. 이들은 이민 3, 4세로 내려가면서 거의 대부분 한국말을 모르고 얼굴모습도 다양하지만 선조가 한국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년 행사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이 가운데 수도 멕시코시티에 사는 후손들은 24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강당에 모여 1962년 결성된 멕시코시티 한인후손한인회를 12년 만에 재출범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한인후손들의 구심점을 마련하고 기념행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들은 특히 '뿌리찾기'와 정체성 확립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애국지사 김익주 선생의 장손인 다비드 김(66·회계사)씨가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부모가 한국인인 이민 3세인 김 회장은 "강한 후손한인회로 거듭 태어나겠다"며 "교민한인회와 적극 협조해 광복절 등 한국의 국경일에도 기념 모임을 가져 이에 대한 의미를 후손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카탄 반도 메리다주에서는 내년 2월 한인후손들이 주축이 돼 이민 100주년 기념센터 및 기념탑건립 기념식을 비롯해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린다. 메리다 후손한인회(회장 율리세스 박)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앞장선 한인들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채 100년 한인 역사를 계승하고 있다.
멕시코 내 한인후손들은 현재 이민 3∼4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4,000여명, 메리다주에 1만여명 등 멕시코 전역에 살고 있는 한인후예는 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 이민 100주년 사업회 서동수 회장은 "메리다(유카탄 반도의 메리다주) 후손한인회에 이어 멕시코시티 후손한인회 재결성으로 100주년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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