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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정희 정리' 감정대립 안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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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정희 정리' 감정대립 안 되게

입력
2004.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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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측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정리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겠다고 한 얘기는 주목할 만 하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는 어떤 형태로든 박 대표의 정치 행보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고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논란이 거세질 개연성이 크다.열린우리당이 박 전 대통령을 대상에 포함시켜 친일진상규명법을 개정하려 하는데 대해 한나라당과 박 대표가 거센 반응을 보이고 있는게 대표적 예로 볼 수 있다. 박 대표가 대표에 재선출된 뒤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가정체성을 들이밀며 국정운영을 정면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박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친일문제에 대해 "조사할 테면 해보라. 자신있다"고 했고, 유신독재 사과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에 부정적인 면이 있었고 잘못됐으며, 피해 입은 분들에게 이미 사과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최측근 자문역인 박세일 의원은 "박 대표가 지금보다 더 큰 정치인이 될 때는 역사와 대화를 해야 하므로 박 전 대통령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사과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 대표의 2007년 대선전략 수립에 깊이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측의 발언은 유신독재의 피해자가 많은 우리당의 공세에 대한 대응의 측면이 강하다. 우리당의 유인태 의원 등은 "박 대표가 국가정체성을 말하기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리시도가 과거사 들추기식의 감정대립이 아니라 타산지석을 찾으려는 미래지향적 활동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모두가 이 문제에 냉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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