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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0>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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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0>융

입력
2004.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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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 7월26일 스위스의 정신과의사 카를 구스타프 융이 바젤에서 태어났다. 1961년 취리히 근처 퀸스나흐트에서 졸(卒). 융은, 대부분의 초기 프로이디언들과 달리 유대인이 아니라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해, 한 때 프로이트의 수제자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스승과 결별하고, 스스로 분석심리학이라고 부른 독자적 이론 체계를 수립했다.프로이트와 융의 결별을 가져온 것은 리비도에 대한 이해의 차이였다. 융이 보기에 리비도는 프로이트가 생각하듯 오로지 성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생의 에너지였다. 그 보편적 마음 에너지인 리비도가 외부 세계로 향할 때 외향형 성격이 빚어지고 그것이 내면의 삶으로 향할 때 내향형 성격이 빚어진다는 것이 융의 생각이었다. 융은 또 원형(原型: archetype)의 개념을 확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무의식을 개개인이 생활사 속에서 따로 획득한 개인무의식과 전체로서의 인류의 마음이 그 전체 역사를 통해 획득한 집합무의식으로 나누고, 이 집합무의식 속에서 신화·전설·예술 따위를 통해 되풀이 나타나는 모티프를 원형이라고 불렀다. 개인무의식보다 더 심층에 자리잡은 집합무의식은 민족이나 문화 또는 개인사를 초월한 인간 뇌 구조의 동일성에 바탕을 둔다.

융은 흔히 '관념복합체'로 번역되는 콤플렉스라는 정신분석학 용어의 창안자는 아니지만, 그것이 널리 알려지도록 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프로이트의 콤플렉스가 일종의 마음 속 응어리라면, 융의 콤플렉스는 어떤 감정에 의해 통합된 심리적 내용의 집합이다. 물론 이 두 개념이 늘 깔끔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피터팬 콤플렉스니 신데렐라 콤플렉스니 롤리타 콤플렉스니 시스터 콤플렉스니 아도니스 콤플렉스니 온달 콤플렉스니 하는 표현에서 보듯, 이 말이 일상적 남용어가 된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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