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火)와 열이 많은 소양인, 땀이 많은 태음인, 겉으론 더위를 느껴도 뱃속은 상대적으로 양기가 부족하고 냉하기 쉬운 소음인에게 올 여름은 상당히 힘든 계절이 될 것 같다. 반면 열을 잘 발산하는 체질인 태양인은 상대적으로 여름을 잘 타지 않는 편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체질의학센터 이의주 과장은 "한의학에서는 몸이 여위고 성질이 급하고 감정을 잘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특히 열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경희대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 유난히 여름을 잘 타는 사람, 열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원기가 부족하면 더위를 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평소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만들어 상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각종 '열 내리는 음료'를 송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황기차
식은 땀이 나는 것을 막고, 기운을 북돋아줘 몸이 야위거나 허약한 사람, 어린이에게 좋다. 보리차 끓이듯, 황기를 썰어 물에 넣고 끓여 보리차 대용으로 하루 수차례 나누어 마신다.
●대추차
열대야 때문에 제대로 밤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또 신경안정효과가 있어 신경쇠약이나 불면증 환자에게 특히 좋다. 대추를 2~3토막으로 썰어 대추씨를 함께 넣고 끓인다. 설탕이나 꿀은 첨가하지 않는다.
●맥문동차
성질이 차가워 열을 식히고 갈증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에게 좋다. 맥문동에 인삼 오미자를 2:1:1 비율로 함께 넣어 끓이면 생맥산이라는 한약이 된다. 비율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적당히 맞추면 된다.
●오미자차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중에서도 신 맛이 가장 강하다. 신맛 성분은 땀샘이 확장하는 것을 막아 땀을 조절한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사고력 주의력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그만이다. 오미자를 잘 씻은 다음 찬물에 10시간 정도 담가 우려낸다. 신맛이 싫다면 우려낸 물을 살짝 끓이면 된다.
●인삼차
더운 여름에 웬 뜨거운 인삼차냐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갈증을 쉽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다. 몸의 외부는 뜨거워도 속은 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삼이나 홍삼을 적당량 넣고 달여 먹으면 된다.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준다.
●녹차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될 때, 헛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울 때 녹차를 추천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콜레스테롤 흡수를 감소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억제 효과도 있다. 여름에 설사를 멎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빈혈이나 골다공증환자나 위가 약한 사람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송영주 의학대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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