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저항세력의 무차별적인 인질 납치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 외교관 1명이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이라크내에서 외교관이 납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장세력들이 납치 대상과 범위를 더욱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바그다드 주재 이익대표부의 모하마드 맘두 쿠틉 참사관이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알라의 사자여단'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라크 무장단체가 이집트 외교관을 억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납치범들은 알 자지라가 방송한 녹화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이집트 정부가 이라크 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치안전문가들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를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이집트가 외교관을 납치한 무장단체의 요구에 절대 굴복하지 말아 줄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 임시정부측은 이번 사건이 아랍권 국가로부터 치안과 경제재건 협력을 받아내려는 구상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의 가이트 외무장관은 구틉 참사관이 납치된 후 재빨리 이라크 파병불가 원칙을 재확인하는 등 이라크 임시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24일 바그다드에서 국영 건설업체 사장인 라아드 아드난씨가 무장괴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밝혔다. 또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25일 자국 근로자 2명이 실종됐으며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는 등 필리핀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후 저항세력에 의한 인질 납치사건은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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