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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토크쇼, 자사 드라마 홍보창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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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토크쇼, 자사 드라마 홍보창구로 전락

입력
2004.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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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쪽 같은 내 새끼’는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는 부모 자식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 안에서 가족과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신인 배우들의 신선한 마스크와 연기, 중견배우들의 관록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색다른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왕꽃 선녀님’….”14일 KBS 2TV 아침 토크쇼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과 22일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에서 성우들이 각기 늘어놓은 ‘금쪽’과 ‘왕꽃’ 예찬론이다.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은 14일 1시간 내내 ‘금쪽’의 촬영 현장 스케치를 보여주며 자사 드라마를 드러내놓고 홍보했다. 방송된 내용에는 ‘금쪽’ 연기자들의 회식 장면, 이효춘의 피부관리 비결, 홍수현이 팬클럽 모임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NG 퍼레이드가 포함됐다. 또 중간에 ‘심지호 김빈우 남궁민 홍수현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이란 퀴즈를 이홍렬과 박주미가 출제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무당 부용화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김혜선이 게스트로 등장한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의 ‘왕꽃’ 띄우기도 만만치 않았다. ‘왕꽃 선녀님 매력포인트’를 ‘첫째 드라마 최초로 무속을 소재로 하는 것, 둘째 실제 부부인 김용림-남일우 부부 닭살연기, 셋째 감초 연기자들의 코믹연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가 싶더니, 촬영현장 이야기를 10분에 걸쳐 내보냈다.

같은 시간대 토크쇼인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도 사정은 별다르지 않다. ‘김승현…’은 16일 자사 수목 드라마 ‘형수님은 19’에 출연하는 중견 탤런트 박원숙을 출연시켜 후반에 집중적으로 드라마 내용과 촬영 현장을 소개했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 아침 토크쇼가 ‘자사 홍보 무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그런 추세는 오히려 늘어나고, 또 방법도 노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홍렬…’은 19일 자사 드라마 ‘풀하우스’ ‘구미호외전’ ‘불멸의 이순신’ ‘애정의 조건’을 몽땅 소개하는 ‘2004 드라마 스페셜’을 방영하며 자화자찬을 늘어 놓았다.

‘보통 사람들의 진솔한 삶과 이야기가 있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기획의도로 시작한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도 6월 3일에는 자사 라디오 프로 DJ를 맡고 있는 코미디언 지상렬과 가수 김상혁을, 8일에는 주말 드라마 ‘사랑을 할거야’의 주인공 장나라를 출연시켰다. 9일에는 아예 ‘불새’의 특집을 마련해 드라마 내용을 지루하리만치 길게 소개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아침 토크쇼가 자사 프로 홍보창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최근 방송사간의 드라마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어서다. 방송사들이 드라마 주 시청자인 주부를 겨냥해 그들이 즐겨보는 아침 토크쇼를 홍보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 안일한 제작방식에 젖어있는 아침 토크쇼의 소재 빈곤이란 고질적 문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KBS 1TV ‘아침마당’을 제외한 모든 아침 토크쇼가 연예인의 신변 잡기나 자사 프로그램을 소개하거나, 가십 수준의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전혀 다른 소재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평소 쉽게 섭외하기 힘든 스타들을 ‘드라마 홍보’를 이유로 들어 한꺼번에 출연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다 시청률도 보장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아무리 그렇더라도 연예인의 신변 잡기에 은근 슬쩍 자사 드라마를 홍보하는 내용을 섞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관행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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