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와 함께 한 명작이라고 아무리 장황하게 설명해봐야, 직접 보고 듣는 것 이상일 수있을까. 원작에서 순간 스쳐간 주인공의 눈빛이나 대사 한마디, 멜로디 한 소절만으로도 작품 속 주인공은 힘차게 뛰쳐나와 ‘우리시대 주인공’이 된다. 소설과 가요는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제외. 문제는 영화와 TV드라마, 만화인데 흘러간 명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우선 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02-521-3147)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고민이 해결된다. ‘마부’ ‘월하의 공동묘지’ 등 굵직한 고전 명작 800여편을 DVD나 비디오테이프로 감상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koreafilm.or.kr)에서 원하는 작품의 보관여부를 검색한 후, 예술의전당 예술자료관 2층에 가서 보면 된다. 1일 관람료 500원, 월~금 오전10시~오후8시, 토 오전10시~오후5시. 만19세 이상.
여러번 보고 싶다면 역시 DVD를 구입하는 게 상책. 아직 충분한 타이틀이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DVD 제작사들의 복원노력이 생각보다 대단하다. 유현목 감독의 61년작 ‘오발탄’(씨네코리아), 신영균 문희 김정훈 주연의 68년작 ‘미워도 다시한번’(대경DVD), 구봉서 황해 주연의 69년작 ‘수학여행’(비트윈) 등이 나와 있다. ‘장희빈’(61년) ‘맹진사댁 경사’(62년) ‘돌아오지 않는 해병’(63년) ‘갯마을’(65년) 등도 구할 수 있다.
드라마는 방송사의 원본 테이프 보존관리 부실로 DVD 구입이 매우 열악한 상태. 71~89년 방송된 MBC TV 인기 수사극 ‘수사반장’(비트윈)과 시트콤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순풍산부인과’(98~2000년) 정도만 눈에 띌 뿐이다. 그나마 90년대 후반 이후 인기작품에 한해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료 VOD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
만화는 일부 열혈 출판사의 의욕으로 비교적 복간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다그림판의 70년대 명랑만화 시리즈가 대표적. 길창덕의 ‘꺼벙이’, 신문수의 ‘로봇 찌빠’,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 박수동의 ‘5학년 5반 삼총사’, 이정문의 ‘철인 캉타우’, 이상무의 ‘독고탁’ 등이 나와 있다. 부천만화정보센터도 김용환의 53년작 ‘코주부 삼국지’, 김종래의 64년작 ‘황금가면’ 등 1950~60년대 희귀만화를 영인본으로 펴냈는데 구입은 안되고 부천 한국만화박물관(032-320-3745)에서 열람만 가능하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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