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사상 처음으로 40대 여성 대법관이 탄생할 전망이다.최종영 대법원장은 23일 김영란(48ㆍ사진ㆍ사시 20회)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다음달 17일 퇴임하는 조무제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노 대통령이 제청을 수용,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거쳐 표결로 동의안을 처리하게 된다.
김 후보자의 대법관 제청은 서열과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적인 조치로서 현직 대법관 중 사시기수가 가장 낮은 김용담(57ㆍ사시 11회) 대법관과 시험회수가 9회 차이가 난다.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는 균형감각이 뛰어난 법관으로서 여성ㆍ소수자 보호라는 시대적 요청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라고 제청배경을 설명했다.
대법원이 기수와 서열 중심의 대법관 인선 관행을 깸에 따라 앞으로 대법관 구성은 훨씬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정부 임기 동안 추가로 교체될 대법관은 내년에 최 대법원장을 비롯해 5명, 2006년 6명 등 모두 11명이다.
김 후보자는 교내 '왕따' 사건 재판에서 "피해 학생의 성격적 요인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하는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1981년 판사에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가정법원ㆍ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으며, 어린이청소년포럼 대표인 강지원(55) 변호사가 남편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 대법원장의 제청을 수용해 김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하기 위한 동의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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