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늪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늪지를 메워 광장을 만드는 대신 키 큰 갈대를 심고 갈대 사이로 나무 널판을 촘촘히 엮어 다리를 드리웠습니다. 다리 난간엔 좁은 대롱처럼 생긴 풍경도 죽 달아놓았습니다.이제 바람이라도 불어 키 큰 갈대들이 몸을 부빌라치면 풍경이 먼저 ‘대로롱, 대로롱, 대롱’ 아이웃음처럼 말간 소리를 내놓습니다. 귀를 활짝 열어보세요.
웃음소리는 음악이 되고 ,그림이 되고, 흥겨운 춤이 되고,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이 되어 다시 물위로 쏟아집니다. 현실의 광장 대신 사람들 마음속에 광장이 하나씩 들어찹니다.
경기 파주시 법성리에 있는 예술마을 헤이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광장입니다. 사람과 자연, 예술과 문화, 휴식과 놀이가 한 데 숨쉬고 어우러집니다. 파주지방의 전통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마을이름조차 너른 광장처럼 풍요롭고 다정다감합니다.
이 곳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곳곳에 들어찬 격조높은 미술관과 전시실을 둘러보며 양식을 살찌워도 좋고 누군가 정성껏 소장해온 귀한 예술품들을 통해 정신의 황홀경에 빠져도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은 흙을 밟으며 마음껏 뛰놀게 하고, 혼자라면 오롯이 갈대밭에 서서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도 좋겠지요.
거기서 당신의 가슴속에 소박한 광장 하나 만들어 오십시오. 땡볕 아래 삶의 무게가 유난스럽게 느껴질 때 그 광장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사진 박서강기자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어떻게 사나
세계 유일의 분단국. 그 긴장의 상징인 휴전선을 코 앞에 둔 곳에 예술마을 헤이리가 있다.
파주시 법흥리 통일동산내 15만평 땅덩이는 얼마전만 해도 북한의 대남 선전방송이 확성기를 통해 왕왕 울리던 곳. 그러나 지금 이 곳은 예술의 향기로 남북의 분단은 물론, 사람 사이의 분단을 메우려는 야심찬 도시공동체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
● 헤이리- 낭만주의자들의 도시
“헤이리 사람들요? 한마디로 낭만주의자들이죠.”
예술마을 헤이리의 이상 사무총장은 문화예술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꿈 하나로 뭉친 370여명의 회원을 이렇게 말했다. 처음 헤이리가 구상된 것은 1994년. 당시 한길사 김언호 사장 주도로 땅 한평 없는 상태서 시작된 헤이리프로젝트는 10년의 세월동안 숱한 어려움을 맞닥뜨리면서도 기어이 제모습을 그려냈다.
헤이리는 파주 농요 ‘헤이리소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처음 헤이리를 구상할 때만 해도 회원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북쪽과 너무 가깝다는 겁니다. 더구나 단지 바로 옆에는 실향민들의 공동묘지가 있거든요. 문화예술인과 애호가들의 공동체를 만든다는데 관심을 표시하면서도 ‘경부고속도로변이면 모를까…’ 라며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이 태반이었어요.”
분단의 최전선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그러나 헤이리의 존재이유와 맞닿아있는 문제였다. 새로운 도시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주도자들은 도시의 삶이라는 것이 분단의 현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헤이리이사회 이사장인 김언호 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서울을 봅시다. 난개발로 얼룩지고 문화가 없는 공간, 이기주의만 있고 공동체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삶. 그게 바로 사람사이의 분단이지요. 대안의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문을 열어놓고 사는 사회,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삶. 그런 것이 가능하도록 문화적 역량을 결집하는 노력이야말로 소리없는 평화운동이자 새로운 도시공동체의 토대가 된다고 보는 거지요.”
● 진정한 공동체를 꿈꾸다
문을 열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헤이리는 기획단계부터 회원들에게 엄격한 공동체의식을 요구했다. 땅은 각자의 소유이지만 땅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은 마음대로가 아니었다.
담장과 대문은 만들 수 없다, 자기 땅의 50% 이상을 녹지로 조성하고 용적율은 100%를 넘을 수 없다, 3층 이상은 지을 수 없고 3층도 높이가 12m를 넘으면 안된다, 등등.
또 자연을 훼손하지않기 위해 단지 한 가운데에 있는 자연생태늪을 그대로 보존하고 지형을 살려 구불구불하게 만든 길엔 벽돌을 깔아 땅이 숨쉬도록 했다. 모든 길과 숲, 공용 주차장 등은 다 도시공공시설로 파주시에 헌납했다.
건축자재도 자체 건축위원회의 규정을 지켜야했다. 건물이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모든 건물은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며 겉과 안에서 본 모습이 같아야 한다.
붉은색 시멘트 건물이라면 겉에만 붉은 페인트칠을 하는 게 아니라 시멘트를 갤 때 붉은 색 염료를 넣어 건물 안에서도 붉은색이 그대로 보여야하는 것이다.
지나친 규제라는 반발은 없었을까?
“새로운 도시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모인 사람들이지만 도시를 건설해가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갈등은 있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우리 스스로 욕심을 버려야만 진정한 공동체의 삶이 가능하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어요. 다만 적절한 수위를 찾아 늘 고민하고 토론합니다.”(이상 사무총장)
● 삶과 문화의 아크로폴리스
헤이리에서는 모든 의사결정이 주민회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크로폴리스의 직접민주정치가 재현되는 것이다.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초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이 가장 놀라워하며 안건으로 올린 것이 난생 처음 보는 벌레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온갖 벌레들이 소름끼쳐 못살겠으니 소독을 하자는 측과 벌레가 사는 자연환경 자체가 축복이라는 측이 갈려 열띤 토론을 했지요. 약을 뿌리면 벌레는 없어지겠지만 그럼 박새며 종다리 뻐꾸기 등도 먹이가 없으니까 우리 곁을 떠날 거고 결국은 생태오염과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고….
그러나 여기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하는 분들은 또 손님들을 위해 벌레를 그냥 둘 수도 없고. 결국은 우리가 좀 더 생태환경 공부를 한 뒤에 결정하자는 것으로 회의가 끝났지요.
그 안건은 아직도 계류중이지만 이런 토론문화가 가능하고 거기서 결정된 사항을 존중하는 분위기야 말로 진정한 공동체문화라는 점에서 참 흡족했습니다.”(이명환 헤이리건축위원회 위원장)
● 나눔과 소통이 있는 공간을 위해
헤이리는 문화예술인들의 마을이자 동시에 일반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현재 헤이리에는 모두 30여동의 건물이 들어섰다.
9월 11~26일까지 열리는 ‘헤이리페스티벌 2004’ 전까지는 20개 건물이 더 완공된다. 주민 모두가 자기 공간의 40%는 창작과 문화향유 장소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해야한다는 자치규정을 감안하면 예술마을이 완공되는 2005년까지는 국내 최대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도시 곳곳에 조각품을 들여놓고 무료 상설전시관을 만들며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헤이리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 등은 이런 역할을 다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헤이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늘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평화와 화합을 내세우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또 다른 차별과 분단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인사동의 예에서 보듯 문화의 얼굴을 한 상업주의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헤이리는 완결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생명체입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삶과 문화라는 이상을 향해 서로 토론하고 수정해가며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거죠. 결국 도시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헤이리가 우리 문화의 격을 보여주는 나눔과 소통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김언호 이사장)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누가 입주?
헤이리사무국의 이상 사무총장은 “지난해 첫 아트페스티벌을 열어 존재를 세상에 알린 이후 헤이리에 살고싶다고 문의를 해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화가 사진가 영화인 방송인 의사 출판인 등 각계의 저명인사들과 이웃사촌을 하면서 수준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헤이리의 이름값을 부쩍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헤이리에 새로 입주할 길은 없다. 1997년 도시계획 마스터플랜을 짤 때부터 회원제 원칙을 고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필지가 이미 2000년 1월에 다 배정됐기 때문이다.
필지는 회원이 무슨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인가에 따라 1,000평짜리 대형 필지부터 60평짜리 최소형 필지까지 나뉘었으며 배정시 회원 분양가는 평당 100만원 정도였다.
그동안 부득이 해외이주 등으로 기존 회원이 필지를 내놓는 경우가 서너건 있었지만 이때도 개인적으로 부동산을 통해 매매하는 것은 금지됐다. 대신 이사회가 심의를 거쳐서 헤이리정신에 부합되는 인물에게 새로 배정했다.
따라서 꼭 회원이 되고싶은 사람은 혹시나 필지가 날 경우를 대비해 이사회에 신청서를 내놓고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기존 회원과는 약간 다르지만 헤이리는 방문객과 거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단지 입구에 ‘더 스텝(The Step)’이라는 이름의 쇼핑몰 등 생활편의시설을 조성중이다. 8월 말부터 9월 초에 걸쳐 분양한다.
■도예가 황경희-이명환 부부
'크래프트 밸리'라고 이름 붙여진 작업실을 보여주는 황경희씨와 이명환씨 부부.
“처음엔 공방에서 작업을 하는 데 유리창에 사람들이 다닥 붙어서 안을 들여다보며 구경하니까 좀 황당하더라구요.
공방 위는 살림집인데 거기까지 사람들이 다 올라가고 옥상에는 담배꽁초가 버려져있고. 화가 났지만 헤이리의 정신 자체가 ‘열린 공간’인걸 어떡해요. 지금요? 그러려니 하고 웃지요.”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출신인 포슬린페인팅 작가 황경희(50)씨와 토목공학 박사로 헤이리 건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있는 이명환(55)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헤이리에 입주했다.
황씨는 이곳에서 서울에서 일주일이면 3일씩 방문하는 회원들을 가르치고 작품활동을 하며 전원의 삶을 만끽한다. 9월에 열릴 제 2회 헤이리 페스티벌에서는 보라색을 주제로 한 작품전을 통해 포슬린페인팅을 일반인에 보급할 계획. 포슬린페인팅은 커피잔이나 접시 등 백자 위에 그림을 그리는 현대 도예의 일종이다.
“밤에는 정말 별이 쏟아져요. 아침에 일어나보면 청솔모가 내려와서 풀을 뜯고있구요 어느날은 어미꿩이 새끼들이 줄줄이 달고 나타나 모이를 쪼고 가는 데 얼마나 정겨운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헤이리에서 이런 즐거움을 맛봤으면 좋겠어요.”
황씨가 무엇보다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이곳을 통해 새로운 이웃관계를 갖게됐다는 것이다.
“아파트에서는 옆집 사람 얼굴이나 겨우 익히고 살잖아요. 그것도 오가다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구요. 그런데 이곳에선 마을 사람들 모두가 친구예요. 공동체의식이라는 게 별건가요.
여기선 어떤 집에 야생화가 예쁘게 자랐다고 하면 다들 거기서 꽃씨를 받아다 심고 서로 잘 키우는 법을 가르쳐주고 집안 수리할 때도 오가면서 거들어요. 각자의 작품활동에 대해서도 격려를 아끼지않지요.”
두 사람은 헤이리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만 앞으로 370가구에 이르는 회원들이 순차적으로 더 입주할 경우 헤이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은 자연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만끽하며 살 수 있지만 앞으로 거주자들이 많아질수록 재산권 문제 등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있을 수 있겠지요. 지금부터 권위주의나 이기주의를 배제하고 공생하는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문화예술 체험공간
헤이리에는 재미있는 명소가 많다.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 바로 옆에 있는 쌈지미술창고에서는 꼭 화장실에 들를 것. 투명유리를 통해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황당한(!) 화장실은 사람이 들어서는 순간 유리색이 불투명하게 바뀐다.
헤이리는 예술가의 삶터이자 창작기지이면서 외부인들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체험공간이다.
국내 최초의 인물화 전문 미술관부터 격조있는 북카페까지, 어른들을 위한 클래식 공연부터 아이들의 탐험욕구를 한껏 자극하는 놀이공간까지, 헤이리에서는 예술과 삶, 놀이와 휴식이 한데 어우러진다. 도시의 각박한 일상에서 잠시 일탈을 꿈꿀 때 헤이리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아이와 함께 하는 나들이라면 헤이리 5번 게이트 앞의 딸기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부터 들러보자.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활동으로 유명한 패션업체 쌈지가 만든 전시관은 겉모양부터 탄성을 자아낸다.
잔디를 이고 있는 듯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널찍한 하늘정원이 있고 그 아래로 투명유리로 만든 3층 건물이 들어선 형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한국 건축물로는 최초로 본전시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건물이기도 하다.
1층 딸기 테마관, 2층 전시장, 3층 딸기샵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곳곳에 딸기씨처럼 박힌 알록달록한 의자들, 만화이미지가 그려진 둥근 복도, 입체 거울 등으로 신나는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1층 테마관에서는 현재 구체관절인형을 주제로 한 ‘잠들 수 없는 밤-기묘한 이야기’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공포영화 ‘인형사’에 나와 유명해진 구체관절인형(온몸의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인형) 35점이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로 분장했다.
참관객들이 직접 영화속의 다양한 호러소품이나 딸기 모형을 입거나 쓰고 엽기발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체험방도 마련돼있다. 무료. 8월31일까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헤이리의 문화관람공간으로는 처음 오픈한 곳으로 이영진씨가 18년에 걸쳐 수집한 동아시아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70여개국 450여 악기들이 전시돼있다. 악기에 얽힌 사연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일부 악기는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상설전시, 입장료 5,000원. (031)946-9838
카메라타 음악감상실은 방송인 황인용씨가 직접 거주하면서 음악공연을 여는 곳으로 벌써부터 이름이 높다.
겉보기엔 커다란 창고같지만 왼쪽은 살림집이고 오른쪽은 2층 높이의 탁 트인 음악감상실. ‘음악소풍’이라고 이름 붙여진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열리는데 LP 1만여장 중에서 엄선한 아름다운 노래들과 와인 한잔이 어우러지는 여름 저녁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풍광을 선사한다. 3만원. (031)957-0128
전시 관람에 지친 몸을 잠시 쉬려면 반디 북카페에 들르자. 언론인 출신의 시인 이종욱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싱싱한 생선의 가운데 토막처럼 날렵하게 생긴 타원형 목조 건물이 소박하고 격조있는 공간을 품고있다. 커피를 파는 곳에 책 몇 권 가져다놓은 수준이 아닌 책을 위한 공간에 차 한잔이 곁들여진 느낌.
하얀색 출입문을 밀치고 들어서면 벽면 가득히 꽂혀있는 3,000여권의 책들과 낮으막한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어우러져 지적인 몽상가들을 한껏 고무시킨다. 읽던 책이 마음에 들면 살 수도 있다. (031)948-7952
헤이리의 수려한 자연 속에서 묵직한 철학적 화두를 찾는 사람은 모아갤러리가 마련한 호주미술작가 고드윈 브래드비어의 작품전시회를 찾아보자.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로 작품을 하는 브래드비어의 작품은 불교적 철학적 색채를 바탕에 깔고있어 이채롭다. 8월8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 2,000원. (031)949-3309
한향림 갤러리는 헤이리에서도 좀 높은 지대에 자리잡아 탁 트인 경관이 자랑거리. 그러나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경관 만큼이나 다양한 도기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예가인 한향림씨와 남편이 지난 10년간 수집한 1,500여점의 크고작은 도기들은 선조들의 삶속에 녹아들었던 예술의 향기를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 근대와 현대로 나뉘어 지역별 특색까지 고스란히 갖춘 도기 컬렉션은 감탄을 자아낸다.
2층 야외에는 공예가들이 만든 작품에 직접 차를 담아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고 1층 아트숍에서는 간단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31일까지는 헤이리작가전이 열린다. 무료 상설전시. 031-948-1001
전시 구경하고 갈대숲이 있는 늪지에서 한참을 뛰어다니며 놀았다면 배가 고플만하다. 커뮤니티하우스 옆에 있는 경양식집 크레타는 조각가 김기호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기농야채만 사용해 내놓는 맛깔스런 음식으로 유명하다.031-948-6001
이밖에도 갤러리이비뎀에서는 25일까지 장신구와 유리공예전이 열리고, HAS3에서는 ‘그린, 한여름밤의 꿈’이라는 이름의 박지숙 화백 전시회가 8월31일까지 열린다. 또 국내 최초의 인물화 전문 미술관인 구삼뮤지엄이 8월말 오픈하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나라 서점도 개관한다.
8월28일에는 헤이리사무국이 두달에 한번씩 개최하는 노을음악회가 헤이리의 여름밤을 청량한 재즈선율로 수놓을 예정. 음악회가 끝날 무렵 밤하늘엔 별이 쏟아진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헤이리 가는 길
헤이리는 파주시 법흥리 통일동산내에 자리잡았다. 자가용 이용객이라면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쪽으로 줄곧 달리다 통일동산으로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헤이리예술마을 표지판이 나온다.
버스 이용객은 영등포역에서 9707번(구 914번) 버스를 탄뒤 파주 맥금동 종점에서 내려 택시를 갈아타고 들어가야한다. 택시비는 약 4,000원 정도 나온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광화문에서 1000번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대화역에서 내린다. 1번과 3번 출구 중간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매일 오전 8시반, 10시 15분, 11시 40분, 오후 2시, 4시에 셔틀버스가 선다.
버스가 바로바로 출발하니 미리 가서 기다리자. 요금 1,000원. 셔틀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면 1만6,000원 정도를 내야한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가는 셔틀버스도 있다. 9번 출구앞에서 오전 8시, 오후 7시반. 합정에서 들어가는 버스는 일산을 경유하지않으므로 주의한다. 교통편 문의 (031)946-8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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