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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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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

입력
200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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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국의 우방이니 맹방이니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 중요한 정보를 나눠주지 않는다. 미국과의 중요한 정보공유 체제에서 밀려나 있는 한국의 상황이 항상 안타까웠다."미 해군정보국 근무 중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복역하다 27일 석방되는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은 23일 로버트 김 후원회가 펴낸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에서 미군의 정보를 우리 군에 건넨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책은 로버트 김이 미 펜실베이니아주 앨런우드 교도소로 옮겨진 1997년부터 일기형식으로 써 온 글들을 후원회가 자서전 형식으로 엮은 것으로 사건 당시 로버트 김이 한국대사관 해군 무관이었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과 정보를 주고받았던 과정, 체포 및 재판 과정, 힘들었던 수감생활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또 미국에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 석방을 위해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등 그의 인생 역정과 감회가 담겨있다.

그는 자서전에서 "내가 백 대령에게 전달한 정보들은 북한 주민과 북한군의 동요여부, 휴전선 부근의 북한군 배치실태, 북한의 무기 수출입 현황, 북한 해군의 동향 등 한국군이나 정부가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었다"며 "나는 이런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김영삼 정부는 내가 체포되자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고, 그들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 것은 인간인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한국 정부의 외교적 미숙함의 결과가 바로 나"라며 서운함을 전했다.

로버트 김은 또 이 책에서 백 대령을 만난 이후 미 수사기관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부터 우리 집 앞에 회색밴이 주차돼 있었다"면서 "FBI는 카메라에도 줌을 설치해 내 컴퓨터 화면을 복사한 후 나에 대한 불리한 증거로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김이 감시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눈치 챈 사람은 백 대령이었다. 로버트 김은 "대사관에서 만난 백 대령은 평소와 달리 라디오를 크게 켜놓은 채 '서류봉투를 누군가 몰래 뜯어본 흔적이 있다'면서 당분간 연락을 끊을 것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백씨와 로버트 김은 정보교류를 하지 않다가 96년 9월18일 강릉 잠수함침투사건을 계기로 로버트 김은 북한 잠수정 침투경로를 백씨에게 알려 줬고 같은 해 9월24일 FBI에 체포된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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