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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소녀 토막살해 후 불태운 일당 7명/10년만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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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소녀 토막살해 후 불태운 일당 7명/10년만에 잡혔다

입력
200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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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34)씨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0대 7명이 친구를 죽이고 시신을 토막 내 버린 사실이 10년 만에 드러났다. 주부, 모델, 휴게실 종업원 등인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행을 숨긴 채 평범한 생활을 해 왔다.

22일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된 원모(27·휴게텔 종업원)씨 등 7명이 피해자 김모(당시 16)양을 알게 된 것은 1994년 10월께. 당시 17세로 고교 중퇴 상태였던 원씨는 가출한 김양을 만나 비슷한 처지인 것을 알고 남모(26·여·내레이터 모델), 신모(27·여·주부)씨 등 친구들에게 김양을 소개하며 친해지게 됐다.

이듬해 2월 중순께 원씨 등은 남씨의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반지하방에서 김양과 지내던 중 취객을 상대로 '아리랑 치기' 등을 하며 모아 둔 34만원이 없어지자 김양의 소행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들은 나무막대기 등으로 9시간 동안 김양을 마구 때리다 실신하자 "병원에 가서 죽으면 10년 가까이 감옥에서 살아야 할 것"이라는 말에 겁을 먹고 김양을 방치해 숨지게 했다. 두려움을 느낀 원씨 등은 곧바로 그날 밤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작두 등을 구입해 김양의 시체를 토막냈다. 이어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서울 수서동 광평교 인근 탄천변으로 옮긴 뒤 휘발유를 뿌려 태우고 재를 땅에 파묻었다. 범행 후 이들은 서로 연락도 끊었다.

완전범죄가 될 뻔했던 이들의 범행이 꼬리를 잡힌 것은 결국 양심의 가책 때문이었다.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원모(27·가스설비기사)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잔뜩 취해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종종 내뱉었고 다음 날 주위에서 "그게 사실이냐"고 물으면 "영화에서 본 장면을 말한 것 같다"며 말을 돌렸다. 공범 김모(27·여)씨도 술에 취하면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 놓았다가 말을 바꾸곤 했다. 원씨는 비만 오면 술을 먹고 광평교에 가 시체 은닉 장소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돌아왔다고 한다.

이들이 술김에 발설한 피해자의 이름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서울 '서남부 지역 살인사건'을 조사 중이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의 첩보망에 걸려들었다. 즉각 피해자 확인작업에 나선 경찰은 김양의 집이 있는 과천 일대 초등학교 3곳, 중학교 4곳의 10년 전 학생기록부를 모두 뒤지고 동사무소의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현황을 샅샅이 뒤진 끝에 신원을 확인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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