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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경제 할 수 없다"는 부총리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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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경제 할 수 없다"는 부총리의 푸념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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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386세대의 경제공부 부족을 지적하여 주목을 끌었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번에는 여권내의 반시장적 분위기를 꼬집고 나섬으로써 적잖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는 "요즘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아가지고 시장경제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발언은 정부와 여당 내에서 경제운용을 둘러싸고 본질적인 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이 부총리의 말을 들을 때, 우선 당장 불황 타개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내부 분열로 오히려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시장경제를 할 수 없다면 과연 어디로 가고 있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고 걱정이 된다.

이 부총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온 나라가 국력을 쏟아 붓고 국가 지도자들이 진이 빠지도록 매달리고 있는데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와 부유층 소비에 대한 사회적 반감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표출했다. 경제를 보는 시각에서 참여정부의 '개혁 세력'과의 사이에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경제 상황은 일본식 장기 불황과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등이 줄곧 제기될 정도로 나쁘다. 이런 가운데 정책의 기본 방향을 둘러싼 정부·여당 내의 불협화음은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머뭇거리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성장과 분배 중 어느 것을 우선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때다. 여권내에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뒷다리'를 잡거나, 이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결코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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