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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포교 나선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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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포교 나선 월정사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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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후 고통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맑은 마음을 갖는 방법을 가르쳤다(소승불교). 그 후 모든 것을 '공(空)'으로 보면서 마지막 한 생명이라도 고통에서 구하고 함께 극락으로 인도하라고 강조했다(대승불교). 스스로 성불하는 길을 인도하는 소승불교의 가르침을 자전거에 비유한다면, 대승불교는 지하철이나 버스인 셈이다.

부처의 가르침을 받들어 산사의 문을 활짝 열고 대중 구도의 '지하철' '버스'로서 앞장서는 사찰이 있다. 강원도의 고찰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다. 절이 중생을 도량으로 불러들이거나 찾아 나선 것은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월정사의 행보를 보면 놀랄 만하다. 조용한 산사에서 '달마야 서울 가자' '아홉살 인생' 등 영화를 상영하는가 하면(오대산 산사영화제),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숲길을 걷는 행사(천년숲길 걷기대회)도 열었다. 또 일반인들에게 한 달간 출가를 체험하게 하는 '단기출가학교'를 개설할 예정이고, 주지배 족구대회와 축구대회, 불교문화대축제도 개최한다.

'단기출가학교'(9월13일∼10월12일)는 스님이 되기 위한 행자교육과정을 활용, 실제로 출가의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일시적이든 평생이든 속세를 떠나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이 삭발염의한 후 계를 수지하고, 발우를 받는 엄격한 과정을 거치게 하여 출가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한다. 조계종 출가 연령인 40세 이하까지만 신청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연령대로부터도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인원은 30명이며, 8월1일부터 9월4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033)332―6664, 5

10월중 2박3일 일정으로 여는 불교문화대축제에서는 백일장대회를 개최하고, 문수보살에게 차를 올린 삼국유사의 기록을 재현하는 다례의식도 펼친다. 내년에는 재가자들이 스님들처럼 참선할 수 있는 '시민선방'도 만들고, 1년 내내 '산사의 하루'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행사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주인공은 바로 주지 정념 스님. 상원사에서 12년간 머물며 선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스님은 지난 1월 월정사로 옮기면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대중 접촉을 늘리는 배경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님은 쉽게 대답한다. "요즘 주5일제가 시행되고, 웰빙문화도 확산되고 있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절을 더욱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야죠."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지켜온 사찰들이 현대문화와 접목하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중교구 운영도 신도들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불교는 만물이 이미 진리이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 부처로 보고 있다. 나와 남, 승과 속을 구분하지 않고 중생을 도와주라는 가르침을 스님은 앞서서 실천하려는 것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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