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며 주변 사람들을 괴롭혀 온 49세 남자에게 법원이 "이순(耳順·60세)이 될 때까지 교도소에서 건전한 가치관을 함양하라"며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5년)의 2배가 넘는 징역 10년9월을 선고했다.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촉발했던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사진)판사는 21일 도박장 주인 등을 협박해 3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모(49·상업)씨에 대해 이같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폭력 등 전과 15범인 피고인이 만물의 이치를 안다는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또 범죄를 저질러 사회격리가 필요하다"며 "사회 방위를 위해 법정 최고형(22년9개월)에 처해야 마땅하나, 사회도 피고인의 범죄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이번 재판을 무전유죄의 전형이라고 주장하나, 가진 자를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가진 자가 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한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도박장에 찾아가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도박장 주인 손모씨를 협박해 15만원을 뜯어내는 등 3명으로부터 4차례 3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이 판사는 이날 상습적으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기소된 전모(29)씨에 대해 이례적으로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 징역형을 사는 마당에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것은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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