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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반도포럼/北 "美 적대 철회땐 核포기" -美 "北 핵무기 보유땐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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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반도포럼/北 "美 적대 철회땐 核포기" -美 "北 핵무기 보유땐 자멸"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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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유엔 북한 대표부의 박길연 대사와 한성렬 차석대사는 20일 미 상원의 덕슨빌딩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을 자신들의 입장을 선전하는 호기로 삼았다.박 대사는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 등 조건이 충족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핵 무기 프로그램의 동결뿐만 아니라 핵 물질의 이전과 핵 실험 포기까지 포함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박 대사는 북한의 핵 동결 조치에는 실질적인 보상이 따라야 하지만 미국은 북한에게 먼저 핵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만 있다고 불만도 털어놓았다. 모두 지난 베이징 3차 6자회담에서 북한측이 거론했던 주장의 반복이었다. 주최자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도널드 그레그 회장은 "북한 사람이 미 의회에 나타난 것은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포럼의 또 다른 주최측인 워싱턴의 '친북 동포'들도 박 대사의 발언에 박수로 호응했다. 오후 속개된 토론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우리끼리(남북)의 협력'을 역설했다. 남북간 경제, 문화교류가 한반도 안정의 요체이고 통일의 초석이라는 주장이었다.

박 대사에 대한 따끔한 충고는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조셉 바이든(민주) 상원의원에게서 나왔다.

바이든 의원은 "북한의 핵무기 확보 노력이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그것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멸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일순 박 대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박 대사는 그러나 포럼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그의 말의 핵심은 진지한 대화와 협상에 있다"며 말문을 돌렸다. 박 대사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미국이 가짜로 짜낸 것"이라고 부인했다. 북한의 핵 보유설에 대해서도 그는 "핵무기가 5개나 8개다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전문가가 아니다"며 "우리가 현 시점에서 매우 강력한 핵 억지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핵실험을 한다 안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비껴갔다.

박 대사는 민간용 핵 개발까지 포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왜 그것을 포기합니까"라고 펄쩍 뛰었다. 올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 지식이 없다"며 "노멘트"라고 답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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