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총기 사건’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도 은행에 장난감총을 들고 난입한 강도를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꽤 오래 전에 동네에서 놀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장난감총의 유탄에 눈을 맞아 시력을 상실하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2002년에 시행된 제조물 책임법(PL법)은 제조자 등에 의한 과실로 인해 소비자가 입을 수 있는 재산이나 신체상 피해에 대해 보상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제조물에 대한 품질관리나 결함은 제조사에 맡겨두더라도 최소한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사용에 앞서서 제품에 표시된 사용 주의사항이나 경고문구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컨대 의류의 경우 단독 세탁을 표시한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다른 의류와 세탁을 함께 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자칫 아끼던 다른 옷에 빨간 물이 들지 모를 일이다. 이런 경우 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품목이라면 유모차, 보행기, 유아침대, 공기주입 물놀이 기구, 발사체, 롤러스케이트, 가정용 압력솥, 1회용 가스라이터, 등산용 로프 등이다. 잘못 사용하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품목들로 출고 전 공인기관으로부터 안전성을 의무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소위 안전검사대상 품목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제조업체나 판매업체가 활자의 색상이나 크기까지 고려해 사용시의 유의사항을 표시하고 있으며, 김밥 같은 중요한 식품은 제조시간과 판매시간까지도 가격표에 표시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는 입점 야채 중 농약 부적합 제품을 소비자에게 고지하여 판매불가에 대한 사전 양해를 구하기 시작했고, 자체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는 제조사도 등장한 ‘열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스스로 경고 문구를 한번 더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할 쇼핑의 지혜다.
/이근배ㆍ신세계 상품과학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