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0일 한나라당 '선장'으로 다시 돌아온 박근혜 대표를 향해 연신 잽을 날렸다.향후 2년간 제1야당을 이끌게 될 박 대표가 차기 대권경쟁에서 일합을 겨루게 될 유력한 잠룡(潛龍)이라는 점을 의식한 일종의 기세싸움으로 '박근혜 때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우리당의 이날 공세는 박 대표가 '독재정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태생적 문제에 집중됐다. 김한길 의원은 기획자문위원회의에서 '알몸 박정희'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국가에 대한 애국심에서 만주로 갔다는 얘기 등이 사실 그대로 적시돼있다"면서 "그 책을 보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자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원혜영 의원은 "산업화 유산은 발전시켜야 하지만 (박 대표가) 독재자의 자녀를 극복하는 게 과제이고, 권위주의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배기선 의원은 "박 대표가 과거 박정희 시대의 반민주, 반통일, 반인륜을 청산하지 않고는 상생도 미래도 없다"고 맞장구를 쳤고,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박 대표가 국민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려면 구체적인 과거청산 프로그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박 대표에게 어설픈 공격을 퍼붓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박 대표가 대북문제와 개혁마인드 등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다, 박 전 대통령의 '독재 이미지'와 박 대표의 리더십을 연결짓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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