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사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여론에 밀려 정실 인사를 철회하는 굴욕을 감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세력의 개혁 요구를 잠재우지 못해 향후 정치적 입지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아라파트의 정실 인사에 항의해 사표를 던졌던 아흐메드 쿠레이 자치정부 총리는 아라파트 수반의 계속된 사표 반려에"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20일 열린 각료회의 후 "사임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자지구에 긴급히 위원회를 파견, 반 아라파트 정서를 수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쿠레이의 압박 직전 아라파트 수반은 자신의 친척인 무사 아라파트의 가자지구 군 정보기구 사령관 임명을 철회한 뒤 전임 사령관 압델라 제크 마자이드에게 다시 사령관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가자기구내 반 아라파트 세력과 요르단강 서안 내 비 아라파트 세력들은 이번 기회에 아라파트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아라파트를 향해 반기를 든 파타운동내 무장그룹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가자지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하마스 등 무장조직들과 함께 반 아라파트 정서를 키우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주축인 무장그룹들은 아라파트를 부패 수구세력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사태와 관련, "아라파트 수반이 개혁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혀 아라파트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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