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10시께 유영철씨 사건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 강대원 대장이 예정에도 없던 한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경찰은 18일 이 사건을 발표하면서 "첩보를 입수해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직접 검거했다"고 밝혔고 19일 낮에는 검거에 공이 있다는 두 경찰관을 불러 브리핑까지 벌였는데 언론들이 '제보자가 먼저 유씨를 검거했다'고 보도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강 대장은 "제보자들이 유씨를 잡기는 했으나 어쨌든 경찰관이 현장에 나가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강변했다.
제보자이며 검거자인 A씨에 따르면 15일 현장에 나온 기동수사대 양모 경장과 인근 서강지구대 김모 경장은 현장에서 약간 떨어져 있었고 A씨 일행이 유씨를 발견해 붙잡았다. 일행은 유씨를 차로 데려갔으나 증거물을 없애려 해 격투까지 벌였다. 이 때 두 경찰관이 달려와 수갑을 채운 것이다.
유씨를 서강지구대로 데려간 뒤 경찰관들은 "기동수사대로 압송하겠다" "여기서 처리하겠다"며 1시간 이상 싸우는 등 공 다툼까지 벌였다. 결국 강 대장이 와서 "둘 다 잘했다"며 유씨를 기동수사대로 데려가면서 싸움은 막을 내렸다.
물론 A씨 일행이 공권력을 동반하지 않고 그런 대담한 일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 누가 먼저 유씨를 발견, 검거하느냐는 온전히 운에 따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나온 경찰관은 2명이었는데 비해 A씨 일행은 7명이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게다가 김 경장은 A씨가 지구대를 찾아가 사정사정하자 마지못해 출동했다.
이런 상황을 아는 기자로서는 "그래도 두 경찰관은 일등공신"이라는 강 대장의 뒤늦은 해명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영윤 사회1부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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