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의 한·중·일 3국 기술경쟁력 비교결과는 우리 경제의 비관적 미래를 보여 준다. 10대 주력 기간산업을 대상으로 한 '한·중·일 주요산업의 기술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지수를 100으로 볼 때, 중국은 76.5, 일본은 110.5로 나타났다. 기술격차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3.8년 앞섰으나 일본에는 2.2년 뒤진 것으로 평가됐다.언뜻 중국과는 격차가 꽤 있고 일본과는 많이 좁혀졌다는 생각을 갖기 쉽지만 구체적 내용과 추세를 보면 사정은 다르다. 일본과는 전반적으로 2년 이내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산업경쟁력의 핵심인 일반기계 분야는 5년의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는 대부분 3∼4년의 격차가 있지만 2007년에는 석유화학 섬유분야가, 2010년에는 가전 통신기기 반도체가 대등한 수준에 이르고 섬유는 우리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에겐 중국의 추격이 더 위협적이다. 낙관적으로 봐도 앞뒤로 힘겨운 경쟁상대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를 면키 어렵다. 우리의 핵심 기술수준은 세계최고의 65.1%수준이고 기술격차도 평균 5.8년이나 되며, 5년 이내에 한국과 중국의 기술수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것이라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대통령 보고자료는 구체적 경고다. 중국이 지금처럼 첨단기업의 유치와 인수를 통해 기술경쟁력까지 확보해간다면 우리나라를 추월하는 날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국가간 기술경쟁은 이처럼 치열한데 나라 안은 온통 소모적 편가르기와 헐뜯기로 내분에 싸여 있다. 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외국으로 나가는지, 정부와 여야는 그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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