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토착 저항세력과 외국인 테러리스트간의 균열이 심화하면서 양측간 '결별'이 본격화하고 있다.이라크 수니파 거점이자 외국인 살해 사건의 근거지인 팔루자의 지도급 인사들은 19일 25명의 아랍계 테러리스트들을 추방했다고 바그다드에서 발행되는 신문 알 사바 알 자디디가 보도했다.
팔루자 지도자들은 아랍계 전사들에게 "모든 이라크인들과 팔루자 시민들이 나라를 지키고 점령군을 몰아낼 수 있는 만큼 즉시 팔루자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토착 저항 단체인 '모하메드군'과 '알리 빈 아비 탈렙 여단'도 '종교 칙령'을 발표, 외국인 살해 사건들의 배후로 지목되는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움직임은 아랍계 테러리스트들과 공조해온 토착 수니파 저항세력들이 돌아올 수 없는 결별의 강을 건넜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사실 결별 수순은 이달 초 토착 무장단체들이 자르카위를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가하면서 시작됐었다. '구원운동'이라는 무장단체는 이달 6일 자르카위가 이라크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이슬람교를 욕되게 했다면서 자르카위 살해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또 전 세계 수니파 최고 권위기구인 알 아즈하르의 세이크 탄타위 의장은 8일 외국인들을 납치 살해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의 가치와 도덕을 결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팔루자에서 지난달말 외국계 테러리스트들이 시아파 트럭 운전사 6명을 살해하자 수니파 저항세력들은 외국 테러리스트들과 저항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이달 초 양측의 갈등이 탐지되자 주도권 쟁탈을 위한 갈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결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토착 저항세력과 외국계 테러리스트들간 결별은 양측의 지향점이 확연히 다르다는 데서 기인하다.
이라크 주권이양 이후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해야 할 수니파로서는 이라크인들까지 살해하면서 극단적으로 투쟁하는 외국계 테러리스트들을 무작정 껴안을 수 없는 입장이다. 수니파 저항단체들은 극단적인 저항방식으로 자칫 수니파 대중들과 시아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향후 정치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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