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2주가량 인질로 잡혀있던 필리핀인 트럭 운전사 안젤로 드 라 크루즈(46)가 20일 석방됐다. 이에 앞서 이라크에 주둔했던 필리핀 병력은 19일 철수를 완료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20일 국영TV 생방송에 출연, 크루즈의 석방을 확인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국민을 잠 못 들게 하던 힘든 시간이 끝났다"면서 "크루즈는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하이데르 알 반다르 필 이라크 국민회의(INC) 대변인도 이날 "크루즈가 20일 오전 11시30분께 바그다드에 있는 아랍에리미트연합(UAE) 대사관 앞에서 풀려나 대사관에 인도됐다"고 확인했다. 필리핀 국영TV는 아로요 대통령과 크루즈가 가진 5분간의 전화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크루즈는 일단 UAE의 아부다비로 후송돼 의료 검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무장단체는 지난 7일 크루즈를 납치, 필리핀이 이라크 파견 병력을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라크에 파견된 51명의 필리핀 병력은 8월20일까지 주둔키로 되어 있었으나 인질을 구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철수를 시작, 19일 철수를 완료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 철군을 선택한 필리핀은 미국 호주를 비롯한 동맹국들로부터 테러 위협에 굴복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철군 결정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필리핀과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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