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월선과정 보고 누락 사건과 관련된 작전상황보고서 등 군 기밀사항을 유출한 것은 합동참모본부 박승춘 정보참모본부장(육군 중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의 지시로 군 기밀사항 유출경위 조사에 착수한 국군 기무사 관계자는 20일 "기무사 요원들이 박 중장의 사무실을 방문, 북 경비정 통신 내용 누설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며 "박 중장은 자신이 보고 누락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자 일부 언론에 이를 해명하면서 기밀사항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무사는 유출경위가 파악되는 대로 금명간 조사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할 방침이며, 청와대는 유출자를 보고 누락 사건 관련자들과 함께 문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출된 보고서에는 지난 14일 NLL을 침범한 북 경비정이 우리 군의 당초 설명과는 달리 남측 함정을 부를 때 사용하기로 합의한 '한라산'이라는 호출부호로 남측 함정을 8회나 호출한 것으로 돼 있다. 군은 지금까지 북측 경비정이 '한라산'이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하지 않아 교신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보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와 함께 북 경비정이 남측 함정을 '한라산'이라는 부호로 호출하면서 "내려가는 선박은 중국어선"이라고 밝힌 지 2∼3분 후 경고사격이 이뤄진 사실도 유출 보고서에 포함돼있어 과잉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북한측은 NLL 침범 다음날인 15일 우리측에 보낸 항의 전화통지문에서 무선응답 시간을 실제보다 10여분 늦추는 등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