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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前대통령부인 홍기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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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前대통령부인 홍기여사 별세

입력
200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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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85) 전 대통령의 부인 홍 기(사진) 여사가 20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홍 여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8년째 투병생활을 했으며,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최 전 대통령의 지극한 간병을 받아 왔다. 최 전 대통령은 몇 년째 자신을 못 알아보는 홍 여사를 위해 병상일지를 쓰고, 병원에도 늘 함께 가는 등 극진한 사랑을 보였다.

홍 여사는 1979년부터 이듬해까지 249일이라는 짧고 혼란스러운 대통령 임기 동안 편치 않은 영부인 생활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전통적인 내조형 영부인으로 역대 영부인 중 대외 활동을 최대한 삼가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냈다. 고인 "나는 살림이 취미인 구식 여자"라고 소개할 정도로 사회 활동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홍 여사는 청와대 시절을 제외하고 남편이 국무총리를 지낼 때도 가정부를 두지 않고 살림을 손수 하는 등 소박하고 검소한 풍모를 보였다.

79년 2차 오일 쇼크 때 강원도 탄광을 시찰하던 최 전 대통령이 "나만이라도 여러분이 힘들여 캔 탄을 끝까지 때겠다"고 약속한 뒤 홍 여사가 자택에서 끝까지 연탄보일러를 사용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최 전 대통령보다 세 살 위인 고인은 부군이 경성제일고보에 다니던 35년 중매로 결혼해 슬하에 윤홍(한국전시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종석(하나은행 부행장보) 종혜씨 등 2남 1녀를 두었으며, 서대원 외교부 본부대사가 사위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8시. 장지는 강원 원주군 호서면 주산리 선영이다. (02)―76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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