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 40이다. 10번째 영화 ‘주홍글씨’로 배우로서 연기의 선을 긋고 싶다.”한석규가 ‘이중간첩’(2003년) 이후 거의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19일 오후 강남의 한 재즈클럽에서 열린 ‘주홍글씨’(감독 변혁) 제작발표회에서 한석규는 ‘이중간첩’의 실패 이후 심정과 도중하차한 ‘소금인형’에 대한 소회, 신작에 대한 포부를 털어놓았다. ‘주홍글씨’에서 한석규는 불륜을 저지르는 이기적인 형사 기훈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연기의 목마름과 좁았던 운신의 폭을 해결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기훈은 0부터 100까지 다양한 감정의 폭을 가진 배역이다.”
한석규는 조심스런 눈빛으로 작품을 고른 배경과 작품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지난 2년 동안의 크고 작은 실패에 대해 말할 때는 때때로 눈을 지긋이 감으며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 ‘이중간첩’을 찍고 난 뒤 고질적인 디스크가 재발해 두 번째 수술을 받았는데 아직도 온전하지는 않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연기에 인생을 건 배우에게 1, 2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위상에 대해서도 말했다. “최고의 배우는 부담스러운 수식어였다. 지금은 최고가 아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주홍글씨’가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그는 앞으로 ‘접속’ 풍의 세련된 도시적 스타일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쁜 캐릭터를 맡았는데 그게 더 시원하고 배출도 되고 재미있다. 깨진 배우의 리듬을 다시 되찾아보겠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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