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상품은 예ㆍ적금과 함께 은행 상품의 두 축이다. 예ㆍ적금이 예금자 보호 대상에 포함돼 안정적인 이자와 원금 보장을 내세운 은행 고유 상품이라면, 신탁은 투신사 펀드 상품처럼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직접 굴려 수익을 되돌려 주는 상품이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원금 손실이라는 위험도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하지만 7월5일부터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시행되면서 은행 신탁 상품의 주력이었던 ‘불특정금전신탁’의 신규 판매와 추가 적립이 금지됐다. 금전신탁의 수탁과 운용을 분리해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로써 고객들이 가입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은 특정금전신탁과 연금신탁 등으로 줄어 들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지금이 신탁 상품 가입의 기회일 수도 있다. 은행들이 신탁 고객 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각종 혜택을 부여한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기 때문. 잘만 선택한다면 짭짤한 재미를 기대할 수도 있다.
특정금전신탁이란 고객이 은행 전담 직원과 상담을 거쳐 자신의 투자 성향과 기간 등에 맞춰 직접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맞춤형’ 상품. 은행이 여러 고객에게서 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주는 불특정금전신탁이 소액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특정금전신탁은 주로 고액 자산가나 법인 고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최저 가입금액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춘 ‘KB 뉴 파도타기 특정금전신탁’을 발 빠르게 출시했다. 말하자면 ‘보급형 특정신탁’인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유동성과 안정성, 수익성이 뛰어난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형’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형’으로 나뉜다. 신탁 기간은 1년으로 가입일로부터 1개월만 지나면 중도 해지수수료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이 26일까지 한정 판매하는 ‘하나 앱솔루트 알파’도 헤지펀드에 투자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한 특정금전신탁이다. 투자금을 일단 영국계 바클레이즈은행 채권에 100% 투자해 원금 손실 우려를 제거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
외환은행은 개인 최저 가입금액이 3억원 이상으로 거액 자산가를 겨냥한 ‘VIP 투자관리신탁’을 판매 중이다. 프라이빗뱅킹(PB) 전용 상품으로 전담 직원과 1대 1 상담을 거쳐 고객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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