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34)씨가 올해 1월 절도 혐의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이틀동안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경찰은 그러나 유씨를 단순 절도범으로만 보고 풀어줘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1월21일 신촌의 모 찜질방에서 1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재조사를 지시했고, 결국 혐의를 확인하지 못해 이틀만에 석방했다.
유씨는 당시 이미 부유층 노인 8명을 살해한 뒤 전화방 도우미 여성과 교제를 하던 시기로, 경찰에서 풀려난 지 두 달 만인 3월부터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다시 벌였다.
서대문경찰서 강인철 형사과장은 "연쇄살인 용의자 추적근거가 신발 자국과 뒷모습이 찍힌 폐쇄회로 TV 사진뿐인 상황에서 유씨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유씨가 자백한 '황학동 노점상 살인사건'에 대해 현장검증을 실시, 물증확보에는 실패했으나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정황증거도 일치해 유씨의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 밤 유씨가 1명을 더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 확인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유씨의 연쇄살인 피해자는 2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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