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가장 놀라워 하는 나라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 한반도에 있는 남한과 북한일 수 있다. 남한의 삼성전자는 금년 2·4분기 매출이 약 15조 원으로 사상 최대이며 순이익 또한 3조1,331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자랑스러운 기업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전 세계가 경이적인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탄도 기술이다.한쪽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산업기술을 이용하여 매출이익을 많이 냄으로써 국민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으며 다른 한쪽은 자본주의 사회와는 다른 사회주의 체제에서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탄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체제가 다른 남한과 북한의 닮은 점은 무엇인가? 필자와 같은 공학계 교수 입장에서 평가할 때 두 사회 모두 현명한 집중과 선택을 통하여 인내와 땀을 쏟은 결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계통 반도체 기술 개발이 순수한 국내 연구진의 성공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기흥연구소와 미국 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연구소에 각기 똑같은 인력을 투입하여 D 램 반도체 연구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기흥연구소는 연구진 전체가 국내 대학 졸업자들이고 실리콘밸리 연구소는 미국 유수의 대학 출신 박사가 많고 높은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한국에 있는 기흥연구소의 연구팀이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하였다. 그 후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 연구소는 해체하였다고 한다. 결국 국내 대학 출신 연구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가 '하면 된다'는 신화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탄도 기술 개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 탄도 기술 정보를 여러 나라로부터 얻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힘든 여건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에게 안보적 위협이라는 차원과는 별개로 인내와 땀을 통한 북한 연구진의 개발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
우수한 연구 기술 능력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연구진의 능력을 다시 한번 재평가하여 집중과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좀더 인내를 갖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박돈희 전남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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