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구상화가 리아 라임벡(39)은 생명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이라는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에 천착하는 작가다. 최근에는 더욱 진중해졌다. 자연과 문명의 관계에 대한 반성을 통해 창조와 진화, 쇠락에 대한 진지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환기미술관이 올해‘네덜란드 구상예술 비엔날레’수상자 선정작가이기도한 그의 초대전을 연다. 가로 5m가 넘는 대작‘밤-낮-밤(Night-Day-Night)’을 비롯, 그의 작품 30점이 소개된다.
“거대한 파도 앞에 서있는 것처럼 나 자신을 난장이처럼 작게 만들어버리는, 큰 화면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는 라임벡은 그러나, 나뭇잎의 선 하나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화풍을 잇고 있다.
정령의 세계처럼 기괴한 숲을 배경으로 아이를 안고 선 젊은 여인과 생의 막바지를 바라보는 듯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은 백발의 노인을 병치한‘밤-낮-밤’등을 두고 박장민 환기미술관 큐레이터는“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토템적 주술로 읽혀진다”고 말한다.
황폐한 중공업공장으로 보이는 흉측한 구조물을 배경으로, 아마도 오염됐을 물 속에 맨몸을 담그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남자와 두개의 탑’은 자연과 산업세계의 대립과 같은 현대성의 이면을 비판하는 그의 관심 주제를 반영한다. 9월12일까지. (02)391-7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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