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오피니언 면에 실린 한국수력원자력(주) 홍장희 사업본부장의 '원자력은 화석연료의 현실적 대안'에서 원자력에 대한 일방적 입장만이 왜곡 표현되어 바로잡고자 한다. 홍 본부장의 언급처럼, 얼마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에너지 50년과 이후 50년'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는 지구온난화 저감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그러나 홍 본부장의 바람과는 달리 IAEA는 원자력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IAEA는 전세계 전력 총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2030년에는 현재의 16%에서 12%로 감소해 지구온난화 방지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또 원자력이 성장하더라도 현재의 경제성장 속도에 비추어 볼 때 전통적 발전 방식도 급성장하기 때문에 원자력의 기여도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원자력계는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과도한 선전을 일삼고 있다. 이는 그린피스를 위시한 세계적 환경단체들과 국내 환경단체들의 '원자력 반대운동'을 새삼 무색케 한다. 만약 원자력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이었더라면 오늘날의 그린피스도, 독일의 환경수도라 불리는 프라이부르크도 없었을 것이다. 이들 모두 원자력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환경과 생명, 평화운동에 눈떴기 때문이다.
대형 사고를 야기하는 원자력은 고장과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자력계는 과학과 기술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상 고장과 사고는 원전 관계자의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가 대표적 사례다.
또한 원자력은 당대의 인류가 거의 겪어볼 수 없는 시간(1만5,000년)동안 저장해야 하는 폐기물을 양산한다. 자동차의 미세한 진동에도 핵분열을 일으켜 특수선박을 통해서만 이동 가능한 사용 후 핵연료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없으며, 무조건 옮겨서 현재와 동일하게 저장만 하겠다는 것이 원자력계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처럼 원자력은 아직 그 전기를 쓰지 않은 미래세대에게 비용과 위험을 모두 떠넘기는, 세대간 형평성을 깨는 잘못된 에너지원이다.
이미 기후변화협약에서도 대안적 청정연료에서 원자력을 제외시킨 바 있다. 작년의 부안 사태에서 보듯이 원자력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단순비교로 현실적 대안이 원자력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진정한 사회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버들 녹색연합 에너지 담당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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