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물놀이 철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이를 물가에 내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편치 않다. 물도 물이지만 눈병, 귓병, 피부병 바이러스ㆍ세균 등 곳곳에 복병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물놀이 때 조심해야할 질환과 예방법을 잘 아는 것 같아도 막상 물어보면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만사 유비무환이란 점에서 다시 한번 상식을 점검해보자.
#준비운동
준비운동이 부족하면 경련(쥐)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5~10분 하도록 한다. 특히 경련이 생기기 쉬운 종아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스트레칭하고 평소 경련이 발생했을 때 대처요령을 숙지하도록 한다.
쥐가 났을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속으로 엎드린 채 쥐가 난 부분을 주무른다. 경련이란 조화를 이루며 움직여야 하는 여러 근육이 뒤엉킨 상태다. 따라서 다리를 살짝 굽힌 상태로 편하게 해주면 대개 5~10분 뒤면 풀린다. 장딴지에 경련이 생겼을 때에는 경련이 난 부분을 문지르고 무릎을 편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발등쪽으로 세게 젖힌다. 경련이 멈추어도 곧바로 물에 다시 들어가지 말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평소 경련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영법은 피하고 수영 중간중간 물에서 나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눈병
본격적인 물놀이 철이 시작되면 유행성 각결막염이 창궐하게 마련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감염 2~7일 뒤에 눈이 간지럽고 이물감이 느껴지다가 점차 눈이 빨개지고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붓는다. 아이들에겐 고열과 근육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병은 주로 손으로 접촉되므로 수시로 손을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영장에서는 손잡이, 수건 등을 만진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샤워할 때도 손을 눈에 대지 말고 흐르는 물에 눈을 깜박거리면서 씻도록 한다.
또 굳이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리지 않아도 수영장에 다녀온 뒤 눈이 충혈되고 아플 수 있으나 대부분 저절로 낫기 때문에 특별히 치료할 필요는 없다.
#귓병
물놀이 뒤에는 바깥귀 통로에 생기는 외이도염에 걸리기 쉽다. 물놀이를 하면 귀지가 축축하게 불면서 이도(耳道)를 막아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데, 이 때 답답한 마음에 면봉 등으로 귀를 후비면 상처가 난다. 이 상처가 염증으로 발전하면 귀가 붓고 진물이 흐르고 통증이 심해 식사나 잠을 설친다. 심하면 난청이 되기도 한다.
귀에 들어간 물은 체온에 의해 증발하기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답답하면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로 향하게 한 뒤 뜀뛰기를 하거나 따뜻한 곳에 귀를 대고 누우면 저절로 물이 흘러나온다.
물놀이 뒤에는 중이염도 악화하기 쉽다. 수영장의 각종 세균과 불순물이 중이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이염은 통증이 별로 없어 지나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심하면 청력을 잃게 될 수 있다.
#피부병
오염됐거나 염소로 소독된 수영장 물은 자극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벼운 자극에도 피부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수영장에서는 녹농균이 일으키는 모낭염을 주의해야 한다. 모낭염은 피부에 가벼운 반점이 생기면서 모낭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병.
또 강한 자외선 아래에서 장시간 수영을 하면 화상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20~30SPF 정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 간격으로 자주 바르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일단 화상이 생기면 응급조치로 얼음찜질을 한 뒤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이호기, 안과 서경률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양선, 피부과 이동윤,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도움말=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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