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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증오의 광기가 부른 연쇄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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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증오의 광기가 부른 연쇄살인

입력
200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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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노인과 여성 19명을 살해한 범죄자의 행각은 충격적이다. 아무리 동기를 이해하려 해도 그는 '희대의 살인마'일 수밖에 없다. 돈이나 원한 때문이 아니라 부유층에 대한 저주심리와 여성에 대한 증오심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점도 놀랍다. 금품에 손대지 않은 채 무조건 목숨을 빼앗거나, 증거를 없애려고 토막살해나 불지르는 일도 서슴지 않은 것을 보면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등학생 때 소년원에 수감되기 시작한 그의 11년 옥살이는 사회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만 키워 준 꼴이 됐다. 항상 되풀이 지적되는 일이지만, 교정행정은 이번에도 재소자 교화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과자의 사회적응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이혼경력자에 전과자라는 낙인까지 겹친 그는 사회 복귀의 어려움을 겪다가 공격적 행동을 통한 자기파괴의 길을 밟고 말았다.

경찰은 여전히 무능했다. 서울 시내에 살인공포가 번지는데도 결정적 단서를 잡지 못하다가 우연히 붙잡힌 범인이 털어 놓는 덕분에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경찰은 범인 검거의 공을 자랑할 계제가 아니다. 석연치 않은 의문점도 많다. 더욱이 감금·폭행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그는 살인으로 주요 혐의가 바뀌었으나 감시를 소홀히 해 도주하기까지 했다. 하루도 안 돼 다시 붙잡긴 했지만, 또 다른 살인범죄가 발생할 뻔했다.

정치판이 어지러워 곳곳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경제상황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터에 강력사건까지 자꾸 발생한다면 안심하고 살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런 범죄자도 있는데 무슨 사형제 폐지냐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정행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경찰은 경찰대로 사각지대의 직업여성과 범죄 취약계층을 위한 치안대책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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