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비주류의 선봉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한다"며 박근혜 전대표를 대놓고 비난한 뒤 며칠째 당이 시끄럽다.이 의원의 홈페이지는 모 스포츠 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16일 이후 박 전대표를 지지하는 네티즌의 파상 공격으로 접속이 안 되는 상태다. 주류측은 "당해도 싸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18일 "박 의원이 바로 유신독재의 음험한 시절 권력의 중심에 있던 사람 아니냐" 며 자신의 홈페이지 불통을 '정치공작'으로 치부했다.
주류측 입도 거칠어졌다. 16일 "더 잘하라는 얘기로 받아들인다"며 맞대응을 피했던 박 전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남을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자기 자신도 인정할 줄 모르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틀었다.
또 이규택 의원은 성명을 내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에는 일언반구 하지 않으면서 당에만 재를 뿌리는 데는 불손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맹형규 의원도 "이 의원은 박 전대표는 물론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두 의원이 김덕룡 원내대표와 가깝다는 점도 흥미롭다. 지난 주말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영남 보수파의 공세에는 박 전대표측의 초선 의원들이 방어막을 쳤다. 이번엔 김 원내대표측이 박 전대표 지키기에 나선 셈이다.
"박 전 대표가 2007년 대선에 출마하면 100전 200패다", "없어진 연좌제를 부활시키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는 식으로 확산되는 양측 설전의 이면은 복잡하다. 주류에 주도권을 빼앗긴 비주류의 소외감은 물론 박 전대표를 겨냥한 설익은 대선 힘겨루기 성격까지 내포돼 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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