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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日 츠츠미공장 르포/문제생기면 누구든 생산스톱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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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日 츠츠미공장 르포/문제생기면 누구든 생산스톱 권한

입력
200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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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자동차의 츠츠미 공장.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캠리와 렉서스 ES330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 생산라인이 갑자기 '삐'하는 경보음과 함께 전부 멈춰 섰다. 조립 과정에서 작은 문제를 발견한 한 근로자가 머리 위에 매달린 하얀 밧줄을 당기자 라인이 모두 올스톱 한 것. 안내를 맡은 후쿠다 아츠시 국장은 "문제가 생기면 누구든 밧줄을 당기게 돼있고, 그 때부터 문제 해결 때까지 모든 공정은 중단된다"며 "문제가 있는데도 생산을 계속하면 불량품만 더 만드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불량품은 절대 다음 공정으로 넘기지 않는다는 도요타의 생산 원칙이 확인되는 장면이었다.

츠츠미 공장은 일본 나고야시 동남쪽 도요타시에 도요타 자동차가 세운 조립·생산 공장 10곳중 1970년 네번째로 준공된 곳. 34만평 규모에 직원 6,500명이 근무하는 이 곳은 최첨단 생산 시설과 생산 기법으로 꽉 차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형 할인점 같은 부품 창고. 선반에 잘 정리돼 올려진 부품은 바코드 처리가 돼 생산라인으로 옮겨지는 순간 부품공장과 협력회사로 해당 정보가 전달된다. 때문에 부품이 창고에 쌓여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3∼4시간에 불과하다.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에 공급하는 'JIT'(Just In Time) 시스템이다.

생산성 극대화는 '움직이는 작업 마차'(왜건·Wagon)에서 시작된다. 조립시 필요한 공구와 부품을 모두 싣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함께 움직이는 '왜건' 때문에 근로자는 공구나 부품을 가지러 작업대를 떠날 이유가 없다. 왜건은 근로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후쿠다 국장은 "지난해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는 모두 53만 건으로, 1인당 평균 11개꼴"이라며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는 등급별로 500엔∼20만 엔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는 여러 차종이 한 생산라인에서 조립된다. 직원들은 미니밴 조립작업을 끝낸 뒤 곧이어 운송돼온 승용차 조립작업을 능숙하게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공장의 생산차종 변경은 노조 협의사항에 속해 '1라인 다차종 생산'은 어려운 현실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이 같은 생산방식 덕분에 10여년간 계속된 장기불황에 아랑곳없이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에는 판매대수에서 미국 포드사를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했다. 후쿠다 국장은 "도요타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적어도 5번 이상 '왜'라고 묻는다"며 "5번의 '왜'에 답하기 위해 현장과 고객에게 가까이 갈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도요타가 '의미있는 10년'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도요타시(일본)=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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