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시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정밀 전자부품과 프린터로 유명한 일본 세이코엡손(엡손)이 한국의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무라 토시오(木村登志男·사진) 엡손 부회장은 17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엡손 경영기술 포럼에서 "초정밀 인쇄기법을 응용한 천연색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제조 기술을 개발, 대형 OLED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고 밝혔다.
OLED는 전기 신호에 따라 빛을 내는 발광 색소를 얇은 유리판에 발라 만든 차세대 평면 화면으로, LCD보다 밝고 선명한 데다 종이처럼 말 수 있는 최첨단 제품이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기술적인 난제가 많아 아직은 휴대폰용 제품만 실용화돼 있다.
잉크젯 프린터 기술을 응용해 '초정밀 색소 회로 인쇄'와 '플라스틱 박막 트랜지스터' 기술 등을 개발한 엡손은 2007년까지 40인치급 대형 OLED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7인치급 시제품을 선보였던 삼성SDI는 3∼4년 내로 40인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무라 부회장은 "LCD는 선제 투자에 실패해 (한국에) 선두를 내줬지만 OLED는 얘기가 다르다"며 대규모 투자를 시사했다. 엡손이 지난해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총 1조원(900억엔)에 이른다.
/쑤저우(중국)=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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