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 최종영 대법원장,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등 4부 요인의 부부 동반 만찬은 '파격' 그 자체였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시절 대법관, 대법원장 자격으로 비슷한 자리에 참석했지만 오늘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한 적은 없었다"는 최종영 대법원장의 말처럼 참석자들은 모두 "흉금을 털어놓는 자리였다"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유지담 위원장은 식사 도중 여러 번 '아슬아슬한' 말을 쏟아놓아 다른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유 위원장은 "제 주변에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상당수는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울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이 정권이 잘못 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꽤 많지만 대통령이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나를 비롯해 근본 없는 이들이 정권을 잡고 있다고 여기는 기득권세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받아 넘겼다. 이어 유 위원장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몇 차례 떨어질 위기가 있었음에도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있는 것 같다"고 했고, 노 대통령은 "사법시험도, 부산 선거도 내 일생에 쉽게 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수긍했다.
함께 초청을 받았던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은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한 헌재 심리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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