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만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내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할 텐데 김 위원장이 만나자고 하겠느냐"며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라이스 보좌관의 예방을 받고 "요즘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근거 없는 얘기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당시 배석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라이스 보좌관에게 "김정일 위원장은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내가 무슨 요구를 할 것인지 잘 알 것이며, 나도 꼭 만나야 할 이유가 현재로선 없다"면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조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라이스 보좌관이 먼저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을 둘러싼 한미 간의 오해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이 같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핵 해결의 가닥이 잡혔다고 판단되거나, 정상회담을 통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적 여건이 마련된다는 보장이 있어야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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